〔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움베르토 에코에 대한 체코의 답변’ ‘체코 문학의 흑기사’이라는 평을 듣고 있는 작가 밀로시 우르반의 대표적인 고딕 소설 ‘일곱 성당 이야기’(열린책들)가 번역 출간됐다. 밀로시 우르반의 두번째 장편 소설로 지난 1999년 체코에서 선보여 큰 주목을 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됐고, 스페인어, 독일어, 러시아어, 네덜란드어, 헝가리어 등 10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된 작품이다.
이 소설은 중세와 현재가 공존하는 프라하에 실존하는 6개의 성당을 배경으로 한 고딕 스릴러다. 14세기 유럽을 재현하려는 음모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중세 수도원을 배경으로 한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나 유럽의 비교(秘敎)를 소재로 한 ‘푸코의 진자’와 곧잘 비견된다.
옛 건물에 손을 대면 과거의 사건들을 볼 수 있는 기이한 능력을 가진 소시민이자 경찰인 K가 주인공이다. 그는 우연히 프라하의 어느 고딕 성당 종루에서 살아있는 사람의 발목이 밧줄에 꿰여 소름끼치는 종소리를 내는 엽기적인 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K는 14세기 카렐 4세가 세운 프라하 신시가지의 미학적, 종교적 이상에 빠져 있는 인물로, 사건 목격 후 복직을 하게 되고, 그뮌드라는 귀족출신의 인사를 만나게 된다. 그뮌드는 현대의 프라하 건축물을 중세의 고딕 양식으로 완벽 복원하겠다는 환상에 사로 잡혀 있고, 당시의 급진적인 법과 정의, 결점없는 종교적 순수함과 엄숙함을 재현하겠다는 열망에 빠져 있는 사람이었다. K는 그뮌드에게 묘한 매력과 호기심을 느끼고, 그뮌드는 K의 능력을 이용해 자신의 은밀한 계획을 실행에 옮기려 한다. 그 과정에서 ‘7성당’에 얽힌 비밀이 풀려나간다는 내용을 담았다.
체코의 중세와 자본주의화 하는 현대를 교차시키는 가운데 체코인의 정서를 빼어나게 포착했다는 평을 들은 ‘일곱 성당 이야기’는 체코 문학의 역작으로 꼽힌다.
한편, 이 책의 출간과 서울국제도서전을 기념해 저자 밀로시 우르반이 내한해 오는 19일 출판기념회와 20일 체코 영화제, 21일 팬사인회 등을 가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