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배터리 집중 투자 선언 재계 1,3,4위 그룹의 자존심 건 경쟁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세계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는 국내 배터리 3사의 경쟁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후발주자로 분류되던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화학 중심으로의 포트폴리오 대전환’을 전격 선언하면서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LG화학, 삼성SDI와의 ‘배터리 전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이노베이션이 연내 유럽 공장 진출을 포함해 전기차 배터리에 집중 투자를 선언한 것에 대해 경쟁사인 LG화학과 삼성SDI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기자간담회 기사 내용을 유심히 살펴봤다”며 “LG와 삼성도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자부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크게 긴장하거나 하진 않겠지만 향후 SK의 행보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지금까지 ‘생존’을 목표로 해왔던 배터리 사업을 이제는 ‘성장’을 위한 방식으로 전환해 제대로 된 베팅을 한 번 해보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전세계 배터리 시장이 지난해 25GWh 규모에서 2020년 110GWh로, 2025년에는 350GWH~1000GWh까지 초고속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발주 물량의 단위가 달라지는 만큼 지금까지 연습게임이었다면 이제부터는 그야말로 본게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안에 헝가리, 체코 등 인건비가 저렴한 동유럽 국가에 배터리 생산 공장 건설을 검토중이라고 밝히면서 국내 배터리 3사는 모두 유럽 공장을 갖게 될 전망이다.
삼성SDI는 이미 헝가리 괴드 시에 33만㎡(10만 평) 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마치고 지난달 29일 준공식을 가졌다. LG화학도 4000억원을 투자해 폴란드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는 중이다.
삼성SDI는 울산과 중국 시안에 이어 헝가리 괴드까지 이어지는 ‘한-중-유럽’ 글로벌 3각 생산 체제를 갖췄고 LG화학은 폴란드 공장이 완공되면 오창과 중국 남경, 미국 홀랜드까지 ‘한-중-미-유럽’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4각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충남 서산시에 1.1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갖고 있고 이 단지 내에 2.8GWh 규모의 제2공장을 짓고 있다.
후발주자라 규모도 작고 증설도 늦지만 장점도 있다. 서산공장 신규 생산설비 주요 공정에 고도화된 스마트 팩토리 개념을 적용시켜 생산성 극대화가 가능해졌다. 원재료 투입부터 완제품의 검사 및 포장 공정까지 전 공정의 설비 자동화, 빅데이터 기반의 설비 운영 모델 고도화, 제조 운영 관련 중앙관리 시스템 등이 적용된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중국 공장이 없다는 점도 오히려 LG화학과 삼성SDI와 달리 지난해부터 이어진 중국발 리스크를 회피한 측면도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에서 급부상한다고 해도 LG화학이나 삼성SDI 입장에서는 단지 글로벌 경쟁자가 한 명 추가되는 것”이라면서 “미래 성장 가능성이 엄청난 배터리 사업에서 국내 회사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쳐준다면 우리나라 전체로 봐서는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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