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참신한 발상이 새삼 회자되고 있다. 김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인 2005년부터 시행된 총액배분자율편성제를 도입하는데 기여한 인물이다.
총액배분자율편성제(톱-다운제)란 재정당국이 각 부처별 예산 한도를 정해주면 각 부처가 한도 내에서 중요 정책에 맞춰 자유롭게 예산을 편성하는 방식이다. 재정당국은 예산 기준 등에 부합하는지 등만 중점적으로 보고 각 부처가 정책과예산의 연계를 강화, 기존의 ‘지나친 예산요구-대폭 삭감’ 관행을 개선했다.
총액배분자율편성제는 일선 부처에 중기적 시계의 재원운용 방향을 제시하는 국가재정운용계획, 성과미흡 사업의 예산을 적극 삭감해 예산의 ‘점증(漸增)주의’ 관행을 개선한 재정성과관리제도, 실시간 재정업무를 가능토록 한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dBrain) 등과 함께 참여정부 4대 재정개혁 방안 중 하나다.
2003년 미국 세계은행(IBRD) 프로젝트 매니저 겸 선임정책관으로 있던 김 후보자는 당시 이 같은 선진 재정개혁 사례를 분석해 정책으로 이어지도록 했다. 귀국한 뒤에는 기획예산처 전략기획관으로 발탁돼 우리 경제의 밑그림을 그리는역할을 맡았다.
김 후보자는 국가경제의 큰 그림과 구조개혁 문제에 집중해 온 경제기획원과 기획예산처, 기획재정부 시절을 거치면서 내부에서도 각종 구조개혁과 관련한 아이디어를 많이 내놨다.
특정 정책이나 논리에 매몰되지 않고 유연성을 발휘하는 것도 김 후보자의 장점이라고 주변 선후배들은 평가한다.
예산실장에 임명된 뒤 ‘2011년 예산’을 내놓으면서 생애 사이클에 맞춰 보육(영유아)-안전(아동)-교육(중고생, 대학생)-주거의료(청장년, 노인 등) 등 4대 과제와 취약계층인 장애인과 노인, 저소득층, 다문화가족 등 4개 타깃을 설정한 뒤 이들 8대 분야에 재원을 집중했다.
서민에 대한 정부 지원을 확대하면서 미래대비에 역점을 뒀고, 그동안 ‘개발논리’를 앞세워 브레이크 없는 증가를 기록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3% 넘게 줄이면서 제동을 걸었다. 이듬해 ‘2012년 예산’을 짤 때는 일자리 확충을 제1과제로 했다.
특히 청년 창업과 고졸자 취업, 문화·관광·글로벌 일자리, 사회서비스 일자리등 4대 핵심 일자리 사업과 사회보험료 지원을 더한 ‘4+1’ 일자리에 초점을 맞췄다.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둔 문재인 정부의 경제수장에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또 김 후보자는 국무조정실장(장관)을 마지막으로 관직을 떠나 2015년 아주대 총장에 취임한 뒤에도 평소 생각하던 교육개혁 아이디어를 대학사회에 접목했다. 김 후보자가 도입한 ‘파란학기제’는 학생들이 하고 싶은 공부나 활동을 제안하면 심사를 거쳐 과목으로 인정해 학점을 주는 제도다. ‘깨트릴 파(破)’, ‘알 란(卵)’자를 써 문자 그대로 학생들이 고정관념의 껍질을 깨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했다. 실제 파란학기에 참여한 학생들은 같은 학점의 정규 과목보다 과목 이수에 2∼3배의 시간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후보자는 어려웠지만 공부의 끈을 놓지 않았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주대에 ‘애프터유(After you) 글로벌 캠퍼스’ 제도도 도입했다. ‘나 먼저(me first)’의 반대말인 ‘애프터 유’를 이름으로 내건 이 제도는 성적과 관계없이 어려운 환경 탓에 해외연수 기회를 갖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글로벌 교육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소득 5분위 이하 학생을 대상으로 하되 성적이나 외국어 성적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어려운 대학 재정여건을 감안해 학교 예산을 전혀 쓰지 않고 외부 펀딩을 받아 제도를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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