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육아휴직을 사용하거나 아버지교육을 받은 아버지의 자녀 ‘양육역량‘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8일 육아정책연구소의 ‘아버지 양육참여실태 및 역량강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영아(0~2세) 양육을 위해 남성육아휴직을 사용한 아버지의 양육역량이 3.6점(5점 만점)으로 그렇지 않은 아버지(3.4점) 보다 0.2점 높았다. 점수차는 4개 평가영역 가운데 가족관계(3.7점 대 3,4점)와 가정내 물리적 환경 및 지역사회 연계 영역(3,5점 대 3.1점)에서 크게 벌어졌다. 연구진은 생후 12개월부터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아버지를 대상으로 한 면담조사와 부모 3000명(온라인패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유아(3~5세) 아버지도 육아휴직을 사용한 경우 양육점수가 3.6점으로 그렇지 않은 아빠(3.3점)보다 0.3점 높았다. 초등학생(6~8세) 아버지도 육아휴직을 쓴 경우 양육점수가 3.7점으로 그렇지 않은 경우(3.3점)보다 0.4점 높았다. 아이가 커 갈수록 점수차가 더 벌어져 아빠 육아휴직의 중요성이 더 커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육아휴직제도를 활용한 아버지는 20% 안팎(영아 18.2%, 유아 18.6%, 초등 23.6%)에 그쳤고, 기간은 6개월 미만이 60%나 됐다. 아버지들은 육아휴직을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사용하더라도 대다수가 6개월 미만이라는 얘기다.
아버지교육 여부에 따라서도 양육역량이 판가름났다. 아버지교육 경험이 있는 영아 아버지의 양육점수가 3,7점으로 그렇지 않은 아버지(3.4점)보다 0.3점 높았다. 유아 및 초등학생 아버지 역시 아버지교육을 받은 경우 양육점수가 각각 3.7점으로 그렇지 않은 경우(3.3점)보다 0.4점씩 높았다. 영아 때보다 유아때나 초등생 때 아버지교육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아버지교육을 받아본 경험은 10~14%에 그쳤다. 그나마 받은 아버지교육도 1회가 50% 안팎으로 가장 많았고, 4회 이상 받았다는 응답은 6~8%에 불과했다. 이는 90%가량이 아버지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과 동떨어지는 결과다. 특히, 아버지 본인보다 배우자 입장에서 아버지 교육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더 높았다. 이는 배우자 입장에서는 아버지의 자녀양육이 미흡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아 자녀를 둔 배우자의 아버지교육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3.36점으로 가장 높으며, 유아(3.35점), 초등(3.06점) 순이었다.
장시간근로도 아빠의 양육역량을 좌우하는 변수였다. 주당 3회 이상 초과근무하는 영아 아버지의 양육역량은 3.3점으로 그렇지 않은 아버지(3.5점)보다 0.2점 낮았다. 유아ㆍ초등학생 아버지는 주당 초과근무횟수가 1~2회 정도일때 3.5점으로 가장 높았고, 3회 이상(3.2~3.3점)이 가장 낮았다.
자녀 돌봄시간의 경우 아버지 본인은 주중 2~4시간 미만이 가장 많았지만, 배우자 입장에서는 2시간 미만이 가장 많았다. 주말 돌봄시간도 아버지 본인과 배우자 간의 차이가 컸다. 아버지 본인은 주말에 10시간 이상 자녀를 돌본다고 답한 반면, 배우자는 남편의 양육시간으로 4~6시간 미만(영아), 2~4시간 미만(유아, 초등)를 가장 많이 꼽았다. 아버지 본인은 자녀양육에 시간을 많이 사용한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배우자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조사결과다.
자녀를 키우는 아버지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른 양육역량을 보면 거주지역(영아 기준)별로는 대도시(3.5점), 중소도시(3.4점), 읍면(3.3점)지역 순으로 양육역량이 높았다. 고학력일수록 역량점수가 높아 대학원 이상(3.5점), 대졸(3.4점), 고졸과 전문대졸(3.2점) 순이었다. 직업별로는 화이트칼라(3.5점)가 자영업(3.3점), 블루칼라(3.2점)보다 점수가 높았다.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아버지 양육역량 점수가 높았다. 월소득 700만원 이상이 3.6점으로 가장 높고, 300~400만원과 300만원 미만이 3.3점으로 가장 낮았다.
이윤진 연구위원은 “육아휴직, 아빠의 달, 근무시간단축 제도 활성화를 위해 사용조건을 완화하고 혼인 임신 출산 양육 등 생애주기에 따라 아버지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며 “아버지교육 책자를 제작해 산부인과나 주민자치센터 등에 비치하고, 가정양육수당이나 아버지교육 이수자 자녀의 국공립기관 입학시 가산점 부여 등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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