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순환출자 해소는 우선순위 아냐” - 금산분리, 범정부 차원 논의 - 골목상권 등 민생현안 최우선적으로 들여다볼 것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18일 ”공정위는 광범위한 재량권이 있는데 현행법을 집행할 때 4대 그룹 사안은 좀 더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골목상권, 가맹점 등 민생현안도 최우선적으로 들여다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범 4대 그룹이 30대 그룹 자산의 3분의 2를 차지하니까 규제를 4대 그룹에 맞춰서 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지속가능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후보자는 대선 기간 이같은 의견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했고 문 대통령이전적으로 수용, 공약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4대 그룹을 대상으로 하는 법을, 그런 법을 만들 수는 없다“면서 ”공정위는 현행법을 집행할 때 재량권이 있는데 4대 그룹 사안이라면 좀 더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해보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는 4대 그룹에 ‘법을 어기지 말고 시장이 기대하는 바를 잘 감안해 판단하라’는 시그널을 보내는 차원이라고 김 후보자는 강조했다.

순환출자 문자에 대해서 그는 ”5년 전 선거를 치를 당시에는 14개 그룹 9만8천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있었는데 지난해 기준으로는 8개 그룹 96개였고, 최근에는 7개 그룹 90개 고리가 남아있다. 많이 변했다“면서 ”순환출자가 총수 일가의 지배권 유지 승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그룹은 현대차그룹 하나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 순환출자를 규제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1개 그룹 문제로 축소된 기존 순환출자 해소는 핵심 공약에 반영할 만큼 시급하고도 중요한 현안은 아니라고 판단해 10대 공약에는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기존 순환출자 해소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그것부터 해야할 만큼 우선순위가 높은 과제가 아니라는 차원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금산분리 문제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금융위원회 업무이고 더 나아가 법무부와 국무총리실 등 다양한 부처와의 협업이 필요하다“면서 ”다른 정부부처와 잘 협의해 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 않고 시장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이와함께 "공정위원장에 취임하면 가맹점, 대리점, 골목상권 등 민생 현안을 최우선 적으로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맹점, 대리점, 골목상권 등은 서민의 삶과 관련된 요소"라며 "다만 의욕이 앞서면 잘못된 결론을 내릴 수도 있는 만큼 이해당사자들의 현재 상황에 대해 정확히 파악한 뒤 접근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날 김 내정자의 기자회견에 대한 재계 반응은 ‘우려반, 기대반’이다. 재벌개혁의 강한 의지를 확인한 만큼 경영 위축이 우려되지만, 원칙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비친 것이다.

4대 그룹 고위 관계자는 “김 내정자가 예전부터 삼성 등 대기업 임원들을 상대로 강의도 많이 한만큼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서 경제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또다른 관계자는 “과거 이력 및 발언 등을 보면 (김 내정자가)다소 강한 성향이라서 우려되는 건 사실”이라며 “국민들이 기대하는 방향도 있겠지만 기업 현실도 잘 따져야 좋은 취지의 개혁 정책들이 부작용이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김 내정자가 추진할 개혁 정책의 속도를 주시하고 있다. 새 정부가 ‘재벌개혁 의지’가 강한만큼 집권 초부터 공정위의 역할을 강하하며 재벌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단체 한 고위 관계자는 “어제 공정위원장 내정 발표 이후 내부적인 회의를 했다”며 “김 내정자로 인한 변화가 점진적이냐 갑작스럽냐가 중요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대기업 조사국 부활, 지배구조 개선, 순환출자 해소,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등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제시한 재벌개혁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김 내정자가 주도할 정책 우선순위도 재계의 주요 관심사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공약 초안에 포함됐었던 기존 순환출자 해소안에 대해 김 내정자가 ‘이는 최우선과제가 아니다’고 한 말에 동의한다”며 “일감몰아주기의 경우 몇년 전부터 각 회사별로 자체적으로 일감의 특정 비율을 제한해 외부로 돌리는 등의 노력을 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국 부활의 경우 얘기가 많이 나온 만큼 빨리 추진될 거 같은데 추진 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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