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최저시급…자영업자들 한숨만 -지역별 차등제 등, 섬세한 접근 필요해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현재 2017년도 6410원의 최저시급은 지방이나 서울, 너나할 것이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사업체별로도 동등한 최저시급이 적용된다. 최저시급 1만원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최저시급을 1만원으로 인상한단 입장을 내보인 바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행정부는 최저시급을 2020년까지 1만원을 인상하고 사업주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게획이다. 또 ‘비정규직 차별금지 특별법’을 만들어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완화할 계획이다.
1만원 최저시급 정책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내수 경기를 살리고, 떨어진 노동권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정책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지나치게 빠른 정책 방향은 되레 다수 비정규직노동자의 해직 및 빈곤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아르바이트와 비정규직노동자의 비율이 많은 한 유통 대기업 A관계자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1만원 시급을 생각하면 막막하다”고 주장했다. 이 기업이 안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생각했을 때 최저시급 1만원이 인상될 경우 전체적인 예산이 10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한해 예산만 150억원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A 관계자는 “현재 우리는 매년 간신히 한 자리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대기업도 다같은 대기업이 아닌데 시급이 인상될 경우 영업이익 본전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충청권에 편의점을 개업한 점주 김모(29) 씨도 최저시급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이미 지방에서는 6000원대 최저시급을 맞춰줄만큼 장사가 되는 점포가 많지 않다”며 “중국인 알바생을 고용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중국인 야간알바생을 두고 있는 김씨는 현재 4000원 남짓한 시급을 주고 있다. 그는 “중국인 알바생은 말도 안통하고 답답하지만 장사가 안되니까 쓸 수밖에 없는 심정”이라며 “되레 중국인 알바 고용이 늘면 내수경기가 진작된다고 보기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편의점 점주 B씨도 서울에서 알바생 2명을 고용해 영업하고 있는 점주다. 아내와 둘이 평일 낮시간을 8시간씩 나눠서 처리하고, 주말 낮시간은 아들이 매장을 봐준다. 야간에는 아르바이트생이 업무를 본다. 이렇게 해서 B씨 가족이 손에 쥐는 돈은 한달에 400만원 수준. 자영업자치고는 적은 수익이지만, 세 식구가 배곯지 않고 살 수 있는 돈이다.
현재 6000원대인 최저시급이 1만원까지 인상될 경우 한달에 증가하는 손해는 약 90만원 정도에 달한다. 수익이 300만원대로 떨어지는 셈이다. B씨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부부가 하루를 12시간씩 쪼개서 근무해야 하나 농담도 나눴다”고 말했다.
이에 최저시급에 대한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웃나라 일본은 지역마다 최저시급이 다르다. 가장 물가가 비싼 도쿄는 시간당 932엔(한화 약 9410원), 가장 낮은 미야자키와 오키나와의 두 개 현이 714엔(7500원)이다. 지역마다 물가가 다르니 여기에 맞춰 차등을 둔 것이다.
한국도 무분별한 최저시급 인상대신 대기업에 고용분담금을 지불하게 하거나, 물가에 따라 지역마다 시급에 차등을 두는 등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말이 좋아 사장이지, 지방의 영세 자영업자들은 한달에 200만원도 가져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최저시급 인상에 대해서는 더욱 합리적인 접근이 있어야 한다”고 귀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