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배당금 1위 한국GSK 순익의 3.78배 500억 송금
아스트라제네카·에보트 등은 적자불구 본사 배당은 늘려
사회공헌 뒷전·기부도 생색만 최대 2배 높은 세금혜택 불구 한국직원 대우도 낮아 불만
한국에 진출한 다국적제약사들의 순이익이 줄어들고 있지만 본사로 보내는 배당금은 오히려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적이라고 말하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 지출하고 있는 기부금은 줄어들고 있었다. 이에 다국적 제약사들이 본사의 이익 챙기기에만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순이익은 줄었는데 배당금은 올라=국내 진출한 다국적제약사들의 2016 회계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 순위 10위의 다국적제약사들의 성적은 지난 2015년보다 좋지 못했다. 그럼에도 본사로 보내는 배당금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국적제약사들은 대부분 비상장사로 본사가 한국지사의 지분을 100% 가까이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국내에서 벌어들인 이익금 중 일부를 배당금으로 본사로 송금하고 있다.
우선 지난 해 가장 많은 배당금을 보낸 곳은 한국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으로 500억원을 배당했다. 지난 2015년 495억원에 비해 조금 늘어난 것이다. GSK의 지난 해 순이익은 132억원이다. 다음으로 많은 배당금을 기록한 곳은 한국로슈였다. 한국로슈가 본사로 보낸 배당금은 120억원으로 140억원 순이익의 86%에 달하는 금액이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지난 해 순이익이 적자가 났음에도 본사로 보낸 송금액은 114억원에 이른다. 한국에보트 역시 순이익 적자에도 103억원을 본사로 송금했다. 바이엘코리아는 64억원의 순이익의 1.5배가 넘는 100억원을, 한국오츠카제약은 112억원의 순이익 중 65%에 해당하는 73억원을 본사로 보냈다. 또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의 경우 195억원의 순이익 중 30%에 해당하는 60억원을, 한국노바티스의 경우 166억원의 순이익 중 31%에 해당하는 52억원을 각각 배당금으로 공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화이자제약만이 63억원의 순이익 중 0.2%에 해당하는 금액을 본사로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금은 ‘펑펑’, 기부금은 ‘쥐꼬리’=이처럼 국내 진출한 다국적제약사들이 이익금 중 상당 금액을 본사로 보내고 있는데 반해 한국사회에 기부하고 있는 금액은 초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가장 많은 배당금을 보낸 한국GSK의 지난 해 기부금은 10억원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015년 12억원에서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한국로슈도 지난 해 기부금을 줄였다. 한국로슈는 2015년 38억원의 기부금을 지난 해 12억원으로 3분의 1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10대 다국적제약사 중 가장 많은 기부금을 지출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지출한 기부금은 30억원으로 전년 28억원보다 조금 늘어났다. 반면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의 경우 기부금을 가장 많이 줄인 다국적제약사였다. 사노피는 2015년 11억원에서 지난 해 2억원으로 기부금 액수를 대폭 삭감했다. 즉 100억원대의 배당금을 배정한 다국적제약사들 대부분은 기부금으로 10분의 1 정도인 10억원대를 지출하고 있었다.
물론 이런 다국적제약사의 기부금 지출액이 결코 적다고는 할 수 없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가 발표한 2016년 글로벌제약사 사회공헌 현황에 따르면 협회 회원사 27개 제약사가 지난 해 사회공헌 활동으로 지출한 금액은 247억원에 이른다. 이는 매출액 대비 0.47%에 해당하는 것으로 국내 주요 기업 255개사의 매출액 대비 평균 사회공헌 지출비율 0.19%에 비해 2.5배나 높은 수치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물론 다국적제약사들이 국내에서 기부금은 물론 다양한 방식으로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이익금의 몇 배에 달하는 금액을 본사로 송금하고 있는 것을 보면 사회공헌 활동이 생색내기용으로만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세금 혜택 받지만 한국 직원 대우는 고작…=또 하나 다국적제약사가 비난받고 있는 부분은 국내에서 세금 혜택을 받고 있으면서 한국 직원에 대한 대우가 낮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제약사들은 주로 미국, 스위스, 독일, 영국, 프랑스와 같은 나라가 본사로 이 나라들은 우리나라와 조세협약에 따라 5~15%의 법인세를 국내에서 내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적용받고 있는 22%의 법인세율보다 최소 절반 이상 낮은 수준이다. 즉 최대 두 배나 높은 세금 혜택을 가지면서도 한국 사회에 대한 기부는 낮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다.
더구나 최근 다국적제약사에서는 한국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불만이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바이엘코리아는 몇 년 전부터 한국지사 직원 수를 대폭 줄여 3년 만에 300명의 인원이 감축됐고 일부 지점장은 일방적인 해고라며 법적 대응까지 진행 중이다.
지난 해에는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와 쥴릭파마코리아 직원들이 부당해고 및 임금협상 문제를 놓고 노조와 회사가 마찰을 빚었고 올 해 초에는 한국다케다제약 직원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회사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 관계자는 “임금협상 때는 경영난을 이유로 낮은 임금 인상폭을 제시하거나 인력조정을 강행하면서 본사로 보내는 배당금은 늘리고 있다”며 “본사의 이득 챙기기에만 급급한 다국적제약사들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제약업계에서는 뛰어난 효능을 가진 의약품을 통해 국내 환자들의 삶의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다국적제약사들이지만 이들이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돈을 보다 합리적으로 사용해야 진정 존경받는 기업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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