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文 정부 골목상권 보호·주변 상인반발 의식 연기 - 유통계 앞으로가 더 걱정
부천 신세계백화점 건립 토지매매 계약이 또 연기됐다. 주변 상권 상인들의 반발 때문인데 이를 두고 골목상권 보호 이슈를 내세운 문재인정부 초기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선 새정부 출범과 관련해 골목상권 보호 쪽으로만 치중하다보면 백화점이고, 쇼핑몰이고 어디든지 입점 자체가 힘들게되고, 유통가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신세계와 부천시는 경기 부천 상동 영상복합단지 내 부지 매매 계약이 또다시 연기됐다고 15일 밝혔다. 이번이 벌써 4번째 연기다. 양측은 당초 12일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하지만 신세계 측의 요청에 따라 계약 체결이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사업 추진에 반대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공감을 얻을 시간이 필요하다며 연기를 요청한 것”이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업계에선 사실상 백화점 예정지와 인접한 상권 상인들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 2015년 부천영상문화단지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영상복합단지가 있는 부천은 물론 밀접한 인천 부평구ㆍ계약구 중소 상인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왔다. 여론이 악화되자 신세계 측은 지난해 12월 당초 쇼핑몰, 트레이더스 등을 제외시키고 백화점만 들어서는 방향으로 수정하기도 했다. 이로써 부지 또한 3만7374㎡로 기존(7만6034㎡)의 절반가량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수정된 계획도 중소 상인들의 반대를 잠재우지 못했다. 문제는 정치권으로 오히려 확대됐다. 인천시 상인단체와 시민단체로 구성된 ‘부천ㆍ삼산 신세계복합쇼핑몰 입점 저지 인천대책위원회’는 지난 3월부터 부천시청 앞에서 ‘사업 원천 무효’를 주장하며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과 우원식 전 을지로위원장 등 정치권 핵심 인사들이 해당 농성에 적극 참여하면서 부천 신세계 백화점 갈등 이슈는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을지로위원회는 문 대통령이 대기업의 불공정한 갑질 근절을 위해 확대개편을 예고한 범정부 기구다.
문 대통령 역시 후보 시절 인천 지역유세에서 신세계 쇼핑몰 건립에 대한 반대 뜻을 밝혀 중소상인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이에 업계에선 새정부 출범 이후 신세계 쇼핑몰 사업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왔고, 다른 쪽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골목상권 보호를 천명한 새정부가 들어선 상황이기 때문에 대기업(신세계)이 주변 상인들의 반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본다”며 “신세계 입장에서도 우선 체결을 연기함으로써 상황을 지켜보는 쪽으로 간것같다”고 했다.
구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