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추가담보 지분 대신 갚아라” -김기병회장 측 “경영권 넘겼으니 갚은 것” -호텔신라 측 민사 등 법적 대응도 고려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작지만 강했던’ 동화면세점이 제대로 된 주인을 찾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동화면세점 최대주주인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이 호텔신라로부터 빌린 자금을 갚는 과정에서 지난 1월 “경영권을 호텔신라에 넘기겠다”고 발언한 이후 좀처럼 진전 상황이 없는 것이다. 봉합되지 않고 있는 동화면세점 문제는 조만간 법적 공방으로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
동화면세점 사태는 지난 2013년 김 회장 개인이 호텔신라로부터 돈을 빌리면서 시작됐다. 당시 김 회장은 호텔신라에게 19.9%의 지분을 주고 600억원을 빌렸다. 3년 이후 호텔신라가 19.9%를 되파는 풋옵션을 행사하자 김 회장은 지분을 되살 돈이 없다며 담보 30.2%를 가져가라고 하고 있다. 호텔신라가 이 추가담보를 가져오게 되면 기존 19.9%에 더해 총 50.1%를 소유하게 돼 실질적인 ‘동화면세점의 최대주주‘가 된다.
하지만 호텔신라는 대기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최대주주라 하더라도 중소면세점으로 분류된 동화면세점을 법적으로 경영할 수 없다. 이에 호텔신라는 추가담보는 필요없다는 입장이다. 관세청 관계자도 “호텔신라가 (김 회장 측이 제시한) 추가담보 주식분을 취득하게 된다면 동화면세점 경영은 법적으로 불가능해진다”며 “관세청도 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회장 측은 갚을 돈이 없어 추가담보로 지분을 제시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호텔신라 측은 김 회장의 롯데관광개발 지분을 매수하는 등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호텔신라 측은 “법적으로 강제할 순 없지만 김 회장 측이 충분히 지분 매수 등을 통해 돈을 갚을 여력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20일 현재 호텔신라 측은 채무 문제가 장기간 해결되지 않을 경우 민사 등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화면세점 측은 “추가 담보로 제시했으니 지분은 넘어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 업계 관계자는 “동화면세점 측도 중소면세점 특허권을 넘길 수 없다는 걸 알면서 (경영권이 넘어갔다고) 주장하는 바는 내부에서도 동화면세점의 성장가능성에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호텔신라 측과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 사이의 채무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동화면세점은 어렵사리 운영중이다. 설상가상 지난해 동화면세점이 적자 전환하면서 상황은 더 어려워졌다. 동화면세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동화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0% 증가한 354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적자는 124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로 돌아섰고, 순이익 부문도 117억원 적자를 기록해 3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