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곳 조사...확률 5000분의 1 여직원 비중은 절반 ‘아이러니’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국내 대형 금융회사에서 여성이 임원이 될 확률은 5000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의 여직원 수가 절반에 육박하는 등 비중이 매년 늘고 있지만 고위직 여성임원은 찾기 어려운, 이른바 ‘유리천장’이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여직원들이 출산과 육아휴직 등을 거치며 승진 기회가 줄어드는데다 희망퇴직이 거론될 때마다 대상자로 지목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고위직 진출이 어려운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4대 은행과 3대 생명보험사, 3대 손해보험사, 4대 신용카드사, 6대 증권사 등 금융회사 20곳의 임직원 11만8194명 중 여성임원은 22명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한 명이 금융회사 두 곳의 임원을 겸직해 사실상 21명이었다. 즉 이들 회사에서 여성 직원이 임원이 될 확률은 0.02%에 불과한 것이다.
전체 임원(845명) 중에서도 여성 임원의 비중은 2.6%밖에 되지 않았다.
특히 20곳 중 11곳은 여성임원이 한 명도 없었다. 1명만 있는 회사가 7곳으로 가장 많았고, 2명이 3곳, 3명이 2곳 등이었다. 다만현대카드만 여성임원이 7명으로 이례적으로 많았다.
여성임원은 전체 임원 직급 중에서도 낮은 편인 상무나 상무보급이 대부분이었다. 일부 임원은 전무가 있었지만, 그 수가 매우 적었다. 회장이나 부회장, 사장, 부사장 등의 직급에는 여성임원이 아예 없었다.
업권별로 보면, 4대 은행 중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임원이 각각 24명과 23명이나 됐지만, 여성은 없었다.
우리은행은 임원 30명 중 정수경 상임감사위원이 유일한 여성이었으며, 국민은행은 20명 중 박순애 감사위원과 박정림 여신그룹 부행장 등 2명뿐이다. 정수경 상임감사위원과 박순애 감사위원은 21명의 여성임원 가운데 둘뿐인 등기임원이다.
생명보험사 ‘빅3’ 중 한화생명은 임원 64명이 모두 남성이었다. 삼성생명은 69명 중 3명, 교보생명은 43명 중 2명이 여성임원이다. 5명 모두 상무급이다.
손해보험사 ‘빅3’인 삼성화재(62명),현대해상(56명), 동부화재(58명) 임원 170여명 중에는 여성 임원을 찾아볼 수 없었다.
4대 신용카드사 중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여성임원이 한 명도 없었다. 삼성카드는 32명 중 여성임원은 이인재 디지털본부장(전무) 등 3명뿐이다.
다만 현대카드는 임원 62명 중 여성임원이 7명에 달해 독보적이었다. 김현주 리스크본부장(상무)과 이미영 브랜드본부장(상무) 등이 있다.
대형 증권사 6곳 중에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세 곳에 여성임원이 전혀 없었으며, 미래에셋증권(100명)과 KB증권(50명)은 임원 중 1명만 여성이다. 그나마 삼성증권은 임원 31명 중 여성이 2명이었다.
여성 임원 수가 적다고 여성 직원 자체가 적은 것은 아니다. 대형 금융회사 20곳의 임직원은 총 11만8194명으로, 이중 여직원 수는 5만6350명(47.4%)이나 된다. 일부 회사는 여직원 수가 더 많다.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는 하나은행은 여직원이 8189명으로 남성(5870명)보다 많았다. 여성임원이 1명 있는 우리은행도 여성이 7901명, 남성이 7633명 등이었다.
이처럼 금융권에서 아직 여성 임원을 찾기 어려운 것은 결혼이나 출산, 육아휴직 등을 거치며 경력단절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승진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고, 또 희망퇴직이 있을 때마다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더 대상자에 쉽게 오른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금융회사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를 보면 격차가 났다. 하나은행의 남성 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16.7년이지만 여성은 11.6년으로 5년 이상 차이가 났다. 우리은행은 남성 19.6년, 여성 14.0년, 신한은행은 남성 16.8년, 여성 11.7년 등이다. 국민은행은 남성 21.1년으로 여성(11.0년)의 거의 두 배였다.
carrier@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