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넘도록 제기능 발휘 못해 여유분 과다 이월기업 불이익 내년엔 스왑·시장조성자 도입 시장 기능을 통해 기업들의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국가 감축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도입한 ‘배출권시장’이 2년이 넘도록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자 정부가 긴급히 안정화 방안을 내놓았다.
올해까지 1차 계획기간엔 최근의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들의 여유 배출권 매도를 유도하고, 여유분을 내년으로 과다 이월하는 기업에는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그래도 공급 부족이 해소되지 않으면 정부가 보유한 예비분을 시장에 풀기로 했다. 내년부터 2020년까지의 2차 계획기간엔 해외에서 획득한 온실가스 배출권을 국내에서도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고, 단순 매매 이외에 스왑(Swap) 등 신거래기법 허용, 배출권 경매제 및 시장조성자(Market Maker) 도입 등으로 시장 기능을 강화키로 했다.
정부는 5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갖고 이러한 내용의 배출권 거래시장 안정화 및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실시키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올들어 배출권 거래시장이 거래량은 별로 없으면서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는 등 불안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일시적 현상이기보다는 구조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판단돼 이러한 제도개선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마련한 배출권 시장 활성화방안은 시장이 개설된 2015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끝나는 1차 계획기간엔 시장의 수급불균형을 해소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내년부터 시작되는 2차 계획기간엔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에 초점을 맞추었다.
먼저 당장의 수급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배출권 여유분에 대한 기업들의 매도를 유도하기로 했다. 특히 올해까지 여유분을 2차 계획기간인 내년으로 과다 이월할 경우 2차 계획기간 배출권 할당시 불이익을 부과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방안은 올 상반기 중에 확정키로 했다. 정부는 일정 기준을 초과해 이월할 경우 초과 이월량만큼 2차 계획기간 할당량에서 차감하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가 2015년 배출권을 정산한 결과 총 522개 할당대상 기업 가운데 283개 기업이 1550만톤의 여유 배출권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이 배출권 중 88% 수준인 1360만톤을 이월해 시장의 공급부족이 심해지는 등 불균형이 나타났다. 이러한 매도 유도에도 배출권 공급물량이 부족할 경우엔 정부가 보유한 시장안정화 조치 예비분 1430만톤을 유상공급키로 했다. 또 올 1월 총 6800만톤의 배출권이 추가 할당돼 여유 배출권이 의도대로 시장에 공급되면 수급불균형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2차 계획기간인 내년부터 2020년 사이엔 대대적인 제도개선을 통한 시장 활성화 방안이 추진된다. 기업들이 다음 연도에 사용할 배출권을 앞당겨 쓰는 ‘차입’과 관련해 정부는 차입한도를 조정해 계획기간 후반에 배출권 매입 수요가 급증하는 현상을 방지키로 했다. 이를 위해 현재 20%인 차입한도를 2차 계획기간엔 15%로 낮추고 계획기간 첫해(2018년) 차입비율의 50%를 다음해(2019년) 차입한도에서 차감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한 시행령 개정이 올 상반기에 진행된다.
아울러 시장 활성화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해외에서 취득한 배출권을 국내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세부 인정기준을 마련키로 했다. 또 내년부터 스왑 등 다양한 형태의 거래가 이뤄지도록 하고, 유상할당 방식의 배출권 경매를 실시해 시장의 유동성을 높이기로 했다. 동시에 시장에서 호가를 제시하고 매입ㆍ매도 양방향 거래를 수행하는 시장조성자 제도도 도입키로 했다.
이해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