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외부감사 관련법 적용 예외 허위공시 등 이미 수차례 물의 적자급증 감사의견 거절 가능성 투명한 정보관리·소통 대안 절실 국내 주식시장에서 다시 ‘차이나 포비아(중국 공포증)’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던 중국원양자원이 2016년도 회계감사 의견 비적정설로 거래가 정지되면서다. 앞서 중국 상장기업인 연합과기와 성융광전투자, 중국고섬은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 폐지됐으며 투자자들에게 수천억원대의 피해를 안긴 바 있다.

‘중국 공포증’는 상장폐지가 속출하는 데 원인이 있다. 지난 2007년 후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22곳 중 7곳이 상장 폐지됐다. 중국원양자원의 거래정지 사태로 인해 다른 중국 상장기업들은 ‘차이나 디스카운트’(중국 기업의 만성적인 주가할인 현상)가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기업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차이나 리스크가 부각된 만큼 이번 사태도 중국기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기업에 대한 투명한 정보관리와 소통에 대한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중국원양자원은 지난 2009년 5월 박수를 받으며 한국 증시에 입성했지만 8년도 지나지 않아 강제 퇴출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사진은 중국원양자원이 지난 2009년 5월22일 서울 한국거래소 종합홍보관에서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념식을 갖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한국거래소]
중국원양자원은 지난 2009년 5월 박수를 받으며 한국 증시에 입성했지만 8년도 지나지 않아 강제 퇴출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사진은 중국원양자원이 지난 2009년 5월22일 서울 한국거래소 종합홍보관에서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념식을 갖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한국거래소]

▶중국원양자원의 거래정지는 예고된 재앙(?)=중국원양자원은 허위공시 등으로 인해 이미 수차례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홍콩 업체로부터 대여금과 이자 74억원을 갚지 못해 소송을 당했고 계열사 지분 30%가 가압류됐다고 공시했다. 공시 관련 자료가 허술한 것에 의심을 품은 한국거래소가 이에 근거 서류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지만 묵묵 부답이었다. 이에 거래소는 지난해 4월25일부터 7월28일까지 66거래일동안 거래를 중단시켰으며, 중국 법원을 통해 소송이 접수된 사실 자체가 없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중국원양자원은 대주주의 차명 지분 보유 의혹을 받은 것은 물론 갑작스런 유상증자 공시와 철회 발표, 자산 인수대금 뻥튀기 등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켰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장은 “기업 경영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공해야 하는데, 고섬이나 중국원양자원은 투자자들에게 해야할 최소한의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게 문제”라며 “우리 규제 범위 밖에 있는 중국 기업이라서 특히 관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원양자원은 중국 기업이라서 우리나라 상법과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소수주주권 보호장치를 강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외국 법인은 국내 기업의 외부감사법 적용을 받지 않아 정기 주주총회 1주일 전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할 의무가 없다.

중국원양자원은 지난 2009년 5월 박수를 받으며 한국 증시에 입성했지만 8년도 지나지 않아 강제 퇴출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사진은 중국원양자원이 지난 2009년 5월22일 서울 한국거래소 종합홍보관에서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념식을 갖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한국거래소]
중국원양자원은 지난 2009년 5월 박수를 받으며 한국 증시에 입성했지만 8년도 지나지 않아 강제 퇴출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사진은 중국원양자원이 지난 2009년 5월22일 서울 한국거래소 종합홍보관에서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념식을 갖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한국거래소]

▶중국 기업 ‘정보 사각지대’ 해결해야=전문가들은 제2의 중국원양자원 사태를 막기 위한 대비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올해 상장될 중국 기업수가 최소 10개사로, 지난해 6개사의 두배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선 중국 기업에 대한 ‘정보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기업을 심사할 때, 여전히 그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 기업인지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지 평가를 상장 주관 증권사에게만 맡기기보다, 중국기업과 상장 주관사, 당국이 공동으로 투명한 정보를 전달받을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의 국내 상장이 러시를 이루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정보관리는 여전히 허술하다”이라며 “시장을 실망시킨 2011년 이전 상장 기업을 중심으로 당국의 투명한 정보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세환ㆍ김지헌 기자/


test1011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