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제와 게임중독법이 게임업계에 먹구름을 드리우기 전, 우리 사회는 게임에 대해 어떤 논의를 했던 것일까. 10년 전, 본지에 눈에 띄는 기사 하나가 있어 주목해봤다. "엔씨소프트, 정보통신위원회 '리니지2' 결정 조정 신청", 십 년 전,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이하 정통윤)가 '리니지2'에 내린 '청소년 유해매체 결정'에 불복해 심의내용의 조정을 요청하는 조정신청서를 청소년보호위원회(이하 청보위)에 제출했다. 엔씨소프트는 신청서에서 "윤리위가 '리니지2'를 19세 이상만 이용할 수 있는 청소년유해물로 결정한 것은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의 18세 이상 이용가 판정과 어긋날 뿐 아니라 18세 회원에 대한 서비스 여부 등에 대해 많은 혼란을 낳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부처간 기싸움 당시 정통부 산하의 정통윤과 문화부 산하 영등위는 게임에 대한 심의 주도권을 놓고 굉장한 기싸움을 벌였다. 그 고래 싸움에 말려든게 바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 였던 것이다. 당시 엔씨소프트는 강경했다. "정통윤과 영등위의 중복 심의는 청소년보호와 온라인게임 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우려가 높다"는 항의를 한 것이다. 당시 엔씨소프트가 기댔던 곳은 다름아닌 청소년보호위원회와 청소년보호법이었다. 당시 청소년보호법 제 11조에는 청소년보호와 관련해 같은 매체에 대한 여러 심의기관의 심의내용이 서로 상당히 차이가 있을 경우 조정을 요구할 수 있으며 이를 요구받은 심의기관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하게 돼 있었다. 엔씨소프트가 정통윤 결정에 정면 반발하고 나섬에 따라 청보위의 결정 내용이 정통윤과 영등위의 온라인게임 중복심의 논란에 미칠 여파는 어마어마했다. 이에 따라 당시 게임업계도 정부의 이중규제를 시정해달라고 집단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이전 정통윤으로부터 청소년유해 매체물로 판정받은 것을 계기로 정부에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집단행동에 나섰다. 당시 한국게임산업협회는 회원사 긴급회동을 갖고 "정부가 게임 물을 이중으로 심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문화부ㆍ정통부 등 주무부처는 물론 규제개혁위원회ㆍ국무조정실ㆍ청와대 등에 탄원서를 제출키로 합의하기도 했다. 당시 협회 관계자는 "'리니지2'가 청소년유해물로 지정된 사실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규제 창구가 단일화되지 않아 게임물에 대해 이중으로 규제를 하게 되면 게임산업이 심각하게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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