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환구시보, 사드보복과 관련해 일종의 가이드라인 제시 -‘비공식제재’를 통해 WTO 제소 등 법적책임 회피할 근거 마련 -정부, “중국의 韓 관광여행 제재, 사실이라면 유감”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중국의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3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에 대한 보복조치가 한국 정부와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만을 겨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효과적인 사드보복을 감행하기 위한 이른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중국 사드보복에 대한 명분에 오점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달 27일 ‘한국산 자동차와 휴대전화에 대해서도 보이콧할 준비를 하자’고 부추겼던 입장을 번복한 것으로 보인다.

환구시보는 이날 사평을 통해 롯데그룹을 제외한 한국기업에 대한 불법적 공격 및 한국인을 상대로 한 불법적 공격이나 모욕은 있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일민일보가 직접 이슈화하기 어렵거나 민감한 외교사안을 중국 공산당이나 국무원의 의중을 담아 이슈화하는 역할을 주도해왔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이 사드보복 수위조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 외교 전문가는 “한국 또한 중국의 주요 무역국이기 때문에 반(反)중 감정을 조성해서 좋을 것이 없다”며 “사드 보복을 둘러싸고 불법적인 공격이 있으면 중국의 사드보복 명분에 오점이 생기기 때문에 수위조절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은 사드 보복이 자칫 국제통상법이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투자규정에 저촉될 것을 우려해 ‘비공식 제재’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진출한 한 기업 관계자는 “최근 중국이 상품 철회를 요청했는데 비공식 문의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며 “공식문의라고 하면 모회사인 국영기업이나 중국 정부의 지시가 있었다는 뜻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비공식’이라는 점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비공식 문의라도 상품취소를 요청하면 향후 관계를 생각해 해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외교 당국자 또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거나 FTA 투자규정을 근거로 소송을 제기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중국 정부가 수출입을 금지하는 등 공식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고, 공문으로 이런 지침을 내리지도 않았기 때문에 근거가 미약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환구시보는 최근 인터넷에 현대차를 벽돌로 파손한 사진이 올라온 것과 관련해 이런 방식의 사드 배치 반대에 동의할 수 없고, 이런 행위는 용서를 받을 수 없으며 민의를 얻을 수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건이 사드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 조속한 진상규명을 통해 ‘애국행위’에 먹칠하는 행위를 근절해야한다고도 주장했다.

차량 파손 사건이 발생한 장쑤(江蘇)성 치둥(啓東)시 공안국은 현대차 파손이 사드 문제와 관련된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치둥시 공안당국은 파손된 차량 3대는 사드 보복이나 불매운동과 직접적 관련이없으며 모두 한국산 차량들도 아니라고 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2일 중국 소셜미디어에 한국산 차량이 파손된 사진과 함께 ‘애국 민중’의 공격을 받았다는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환구시보는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베이징(北京) 왕징(望京)의 한 식당이 ‘한국인을 받지 않는다’는 내용의 문구를 내붙인 것에 대해서도 그런 행위를 해선 안된다고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외교부는 이날 중국 당국이 자국 여행사에 한국 여행상품 판매를 금지시켰다는 보도에 “사실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정 사안과 무관한 정상적인 인적교류까지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불합리한 조치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어떤 경우에도 양국 관계의 기초가 되는 양 국민간 인적 교류에 인위적 장애를 초래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munja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