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연장 승인 권한, 부정적 입장 -야권 연장안 발의, 한국당 반대 -23일 본회의까지 분수령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전격 구속되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특검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차 수사 기간이 단 열흘 남았다는 사실이 발목을 잡는다. 야권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수사 기간을 연장하거나 국회에서 수사 기간을 연장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법원은 지난 17일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한 가운데, 구속기간은 모두 20일이다. 그러나 1차 수사 기간 70일은 오는 28일로 종료된다. ‘비선 실세’ 최순실 씨에게 거액의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는 이 부회장의 구속은 박 대통령이 뇌물을 받은 혐의가 일정 부분 소명된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특검이 박 대통령의 몸통을 노리는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이지만 남은 기한이 문제다.

특검 기간 연장은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특검이 1차 수사 기간 종료 시점까지 수사 마무리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1회에 한해 30일 연장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의 딕무가 정지돼 승인 권한은 황 권한대행의 손에 달렸다. 특검은 지난 16일 황 권한대행에 일찌감치 연장 승인 요청을 했다.

다만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황 권한대행의 기간 연장을 승인할 가능성은 적다고 정치권과 법조계는 보고 있다. 황 권한대행은 지난 10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특검이 연장을 요청한다면 “20일 동안 열심히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 아닌가”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야권은 황 권한대행의 승인을 강력 주장하며 동시에 국회 차원에서 특검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서라도 수사 기간을 늘리려 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63명은 일찍이 특검 수사 기간을 70일에서 120일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특검법 개정안을 발의해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되어 있다.

개정안의 운명도 밝지만은 않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개정안이 본회의에 부의되면 표결을 통해 즉각 통과될 가능성이 유력하지만, 본회의에 올라가는 길이 난관이다. 법사위 한국당 간사인 김진태 의원이 특검법 개정안에 완강히 반대의 뜻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상임위에서 법안 통과는 통상 각 당 간사 간 합의를 통해 이뤄진다.

한국당도 당론으로 수사 기간 연장에 반대하진 않지만 정우택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연일 특검의 강압수사 등을 문제 삼으며 사실상 반대의 뜻을 내비친다. 게다가 자유한국당은 최근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민주당이 MBC 청문회, 삼성전자 백혈병 청문회 등을 단독 처리했다는 이유로 전체 상임위를 보이콧하고 있어 의사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바른정당은 원칙적으로 수사 기간 연장에 찬성하면서도 한국당의 반대를 들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한국당이 반대하면 오는 23일 본회의 통과도 불가능하지만, 통과되더라도 공포에 15일이 걸려 (1차 수사 종료 기간인) 28일을 넘어간다”고 우려했다.

다만 상임위원회에서 폐기된 법안이라도 7일 이내에 의원 30명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본회의에 바로 부의할 수 있는 국회법 87조를 활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권성동 법사위원장(바른정당 소속)이 보이콧한 한국당을 제외하고 야당만으로 회의를 열어 기존 개정안을 폐기한 뒤, 야당 의원 30명 이상이 특검법을 재발의하면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연장에 찬성하는 바른정당과 비교해 권 위원장의 입장이 불분명하고, ‘친정’인 한국당을 따돌리는 정치적 결단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작용한다.

결국 특검 수사 기간 연장은 오는 23일 열리는 본회의까지 국회에서 여야의 치열한 정치적 협상에 달린 셈이다. 자유한국당이 끝까지 보이콧을 접고 입장을 전향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연장 가능성은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