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의경부대 가혹행위 폭로 인권단체 “제보시스템 소홀”지적
대구경찰청 소속 의경부대에서 지휘 간부들이 소속 부대원들에게 가혹행위를 한 사실이 군인권센터와 인권연대에 의해 폭로되면서 경찰 내 의경들의 인권 보호 실태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청은 온ㆍ오프라인 상에 다수의 신고 채널을 운영하면서도 신고 수리 현황을 통계로 파악하지도 않은데다 실제 사고로 이어진 경우에 대한 통계자료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외부로부터의 감시를 피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15일 군인권센터와 인권연대는 대구경찰청 소속 의경부대가 이미 3차례 복무점검이 이뤄졌음에도 중대장 김모 경감과 소대장 류모 경사가 저지른 가혹행위를 제대로 적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군인권센터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6년 9월 이 부대를 전역한 부대원이 두 가해자를 지목해 신고를 했으나 불시에 이뤄져야 할 복무점검 사실이 당사자에게 사전에 누설됐고 류 경사는 부대원들을 모아 “누구든 찌르는 놈은 끝까지 따라가서 죽인다. 목을 쳐 버릴거다”며 협박해 결국 소원수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김 경감도 이 자리에서 “복무점검팀도 우리랑 한 통속”이라며 협박했다. 이후 12월에 이뤄진 2차 복무 점검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1월 3차 점검의 경우 부대원들은 신원 보호가 된다는 사전 고지를 굳게 믿고 그간 있었던 피해 사실을 모두 진술했지만 대구경찰청 복무점검팀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조사 과정에서 피해 사실을 진술한 9명의 대원 명단을 가해 당사자인 김 경감에게 알려 제보자의 신상을 파악할 수 있게 했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간사는 “군보다는 의경부대 가혹행위가 덜 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지난 1월 서울경찰청 기동단에서 벌어진 ‘의경 떡볶이 국물’ 사건 이후 의경들의 신고가 급증하고 있다”며 “소원 수리를 받는 제보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 많은 사건이 은폐되고 있다는 게 외부 감시단체들의 인식”이라고 전했다.
경찰청은 15일 본청 국장급 지휘부가 각 지방청 별로 전입 6개월 미만 8000여명의 의경을 대상으로 직접 소원수리를 받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는 별개로 한달 전 부터 준비해 온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간사는 “평소에 의경 관련 업무를 하지도 않는 간부들이 소원수리를 받는 것은 전시 행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평소 경찰청은 온ㆍ오프라인 상 다양한 고충처리 방법을 의경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청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들어온 소원 수리의 현황을 통계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워낙 채널이 다양하고 단순한 전화 상담 등이 많아 전체 숫자를 통계화 해서 관리하고 있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김 간사는 이같은 해명에 대해 “의경들의 소원수리도 일종의 민원 사항인데 공공기관이 민원 사항을 받고 그 처리 결과를 정리해서 보관하고 통계화 하지 않는다는 것은 황당한 얘기”라며 “의경들의 고충 처리를 얼마나 부실하게 대처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경찰청이 ▷구타 ▷가혹행위 ▷영외활동 중 사고 ▷복무이탈 ▷자해 등 5대 의무 위반 사항에 대한 통계를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의무 경찰의 인사 부분은 대간첩 업무와 관련 돼 기밀이라며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개별 사건에 대한 자료도 아닌 통계 숫자까지 공개 못한다는 것은 궁색한 변명”이라고 지적했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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