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처음 차문을 열고 조수석에 앉은 순간 든 느낌은 ‘넓고 안락하다’였다. 두 발을 쭉 뻗어도 제법 여유있게 공간이 남았고,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간격도 준중형 세단 버금가 답답함이 덜했다. 등을 감싸는 시트도 넓고 두툼해 앞자리에 탑승한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에게 편안함을 선사했다.
지난 7일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만난 기아자동차의 올 뉴 모닝(All New Morning)은 ‘경차는 좁고 불편하다’, ‘주행 시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편견과 사뭇 거리가 멀었다.
일단 확 넓어진 실내 공간이 눈길을 끌었다. 트렁크 용량도 기존 200ℓ 보다 28% 증가한 255ℓ, 풀플랫 기능을 통해 2열 시트를 완전히 접으면 1010ℓ까지 짐을 실을 수 있었다. 실제 모아이 카페 야외에 주차된 올 뉴 모닝 트렁크에는 여행용 캐리어, 두루마리 휴지, 맥주 한 박스 등 상당한 양이 가득 차있었다.
전장과 전폭, 전고는 지난 시리즈와 같은 3595x1595x1485㎜였지만, 타이어의 맨 앞바퀴와 맨 뒤바퀴까지의 거리를 뜻하는 휠베이스는 2400㎜로 기존보다 15㎜ 늘린 점이 한 몫 했다. 경쟁모델인 쉐보레의 스파크보다도 꼭 15㎜ 길다. 통상 휠베이스가 길어지면 차의 실내 공간을 넓게 설계할 수 있다. 또 회전 반경이 커져 직진성, 주행 안전성, 승차감 등도 좋아진다.
실제로 신형 모닝의 주행 안전성은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이날의 시승 코스는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경기도 가평 모아이 카페까지 왕복 약 110㎞ 구간. 시승차는 3기통 1.0ℓ 가솔린 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 최고급 트림인 프레스티지로 최고출력 76마력, 최대 토크 9.7㎏ㆍm의 성능을 갖춘 차량이었다.
경차 특성상 초반 가속이 민첩하진 않았지만, 고속 구간에서 가속 페달에 힘을 주자 ‘힘겹다’는 느낌 없이 무난하게 나아갔다. 구형 경차는 물론 중형 세단 몇 대를 순식간에 제칠 정도였다. 그러나 일정 속도를 넘어서자 다소 힘이 부쳐,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아도 속도가 더 이상 올라가지 않은 점은 아쉬운 점이었다. 그럼에도 직진 구간에서의 안정성이 좋아 경차 고속 주행 시 느낄 수 있는 ‘차가 날아갈 것 같은’ 위태로움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올 뉴 모닝의 안정성은 특히 코너링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토크 벡터링 기능(TVBB)’이 적용된 덕분에 고속 회전 구간에서 빠른 속도로 달려도 차체가 거의 쏠리거나 흔들리지 않았다. 토크 벡터링은 고속 선회로 진입시 안쪽 휠에는 제동력을 가하고 바깥쪽 휠에는 보다 많은 동력을 전달해 조향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능이다.
아울러 등받이 측면지지 성능이 강화된 시트가 코너링시 몸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막아줘 운전석에서도, 조수석에서도 차종 대비 만족도 높은 승차감을 만끽했다.
연비도 훌륭해 ℓ당 17.1㎞/ℓ(16인치 타이어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공인연비(14.7㎞/ℓ)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탁 트인 실내 공간, 안정적인 주행성능, 높은 연비까지. 신형 모닝은 20대 젊은이들의 ‘생애 첫 자동차’로서의 역할은 물론 ‘40~50대 여성들을 위한 세컨드 카’ 역할을 수행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다만 경차의 한계를 넘지 못한 부분은 아쉬움을 자아냈다. 정숙성이 떨어졌다. 저속 주행에서는 경차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정숙성을 보여줬지만, 시속 80㎞가 넘어가며 엔진과 차량 하부 소음, 풍절음 등이 어우러져 동승자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선 목청을 키워야 할 정도였다. 음악 소리도 당초 볼륨 8에서 시작했지만, 시속 100㎞가 넘어선 20까지 키워야만 했다.
실내 공간은 넓어졌지만 여전히 2열 시트는 남성은 물론 162㎝에 불과한 기자조차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좁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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