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빅3 닭고기값 8%인상 구제역 강타 한우·우유값 들썩 수입산 대체재로…유통가 비상 수입산 해산물, 육류가 우리 밥상을 점령한지 오래됐지만, 구제역 여파로 수입산 소고기 수요가 더욱 급증할 것으로 보여 유통업체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수입산 육류는 간과할 수 없는 대세지만, 연이은 국내산 축산물 가격의 고공상승에 이어 구제역 사태까지 벌어지자 더욱 업체가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은 구제역 확산 우려로 소고기와 우유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 보인다. ▶관련기사 3면 육류가격 상승세는 무섭다. 앞서 3대 대형마트인 이마트ㆍ홈플러스ㆍ롯데마트는 9일부터 닭고기 제품 판매가를 최대 8% 인상했다. 이마트는 백숙용 생닭(1㎏) 가격을 기존 4980원에서 5280원으로, 롯데마트는 4900원에서 5200원으로 올렸다.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여파로 가격이 떨어졌지만, 설 연휴 이후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원상태로 회복한 것이다.
구제역 발생으로 국산 소고기, 돼지고기, 우유 가격도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 보은과 전북 정읍에 이어 지난 8일 경기도 연천의 한 젖소 농가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전국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구제역이 급속도로 퍼지면 우유, 소, 돼지고기 공급에도 차질이 생겨 또 다른 ‘유통 대란’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번 되풀이 되고 있는 과정이라는 게 안타깝지만, 구제역 피해 지역이 확산되고 소에 이어 돼지까지 번진다면 공급 감소로 인해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했다. 소, 돼지고기 가격이 잠시 떨어지다 방역당국이 AI 사태와 같이 구제역 초기 대응에 실패할 경우 급격하게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소비자들은 국내산 대체재로 수입산을 구매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유통가는 비상이다. 실제로 AI 확산으로 인한 계란 사태 당시 국산 계란 가격이 크게 뛰자 미국산 흰 계란이 인기리에 판매됐다. 소고기도 마찬가지다. 구제역이 있었던 2010년 이후 한우의 시세가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소고기 시장은 이미 수입산으로 대체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소고기 자급률은 37.7%다. 지난해 호주ㆍ미국산 등 해외 소고기 수입량도 전년대비 21% 증가했다. 소고기 자급률이 40%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36.3%였던 2003년 이후 13년만에 처음이다.
유통업계는 소고기와 더불어 우유 대란까지 걱정하고 있다. 지난 2011년 구제역 사태 때 이미 ‘우유 대란’을 겪었던 유가공업체들로선 이번 구제역 확산에 크게 긴장하는 모습이다.
이에 각 업체는 계약 농장 젖소들의 항체형성률을 확인하고 수급 관리에 돌입했다. 현재 당장은 원유 공급에 차질이 없지만, 3월 개학 시즌까지 구제역 사태가 확산된다면 물량이 부족할 가능성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원유가 부족해지면 우선 저가 제품과 버터ㆍ생크림 등 가공품 공급량이 덩달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구제역 관련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각종 고기류가 시세는 올랐는데 생산이 모자라 소비자 가격은 당분간 비싼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산 가격이 비싸져 수입산을 찾는 소비자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구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