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주님, 제가 무엇이길래 이렇게 귀한 진주 같은 파비올라를 주셨는지요.”
스페인의 공녀 파비올라(Fabiola)는 어느 날 거스를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은 남자 벨기에 국왕 보두엥(Baudouin) 1세를 만나게 된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살아야 하는 운명을 지닌 남자를 사랑하는 것은 곧 자신의 삶을 버려야 하는 것이기에 파비올라는 운명을 피하려 했다. 하지만 벨기에 보두엥 국왕의 적극적인 구애와 사랑의 약속으로 1959년 12월15일 비밀스런 약혼식을 진행한다.
그로부터 딱 1년 뒤, 그들은 결혼을 결심한다. 보두엥 국왕 1세는 자신을 위해 용감하게 왕비의 운명을 택한 약혼녀 파비올라의 모국 와인을 결혼식 와인으로 선정하게 된다. 그 와인이 바로 ‘페랄라다 파비올라’다. 결혼식 세레모니를 위해 선정된 와인으로 벨기에와 스페인 국기가 레이블에 그려져 있으며 ‘로열 웨딩(Royal Wedding)’을 위해 선택된 특별한 와인이라는 글귀가 명시돼 있다. 결혼식 이후에도 현재까지 같은 레이블을 사용하고 있어 그 특별한 의미를 더한다.
스페인 아라곤 모라 백작의 공녀였던 파비올라는 1993년 보두앵 1세가 타계할 때까지 변함없는 사랑과 존경으로 국민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나치의 침략 18일 만에 항복한 부왕 레오폴드 3세로 인해 실추된 왕실의 명예와 2차 세계대전으로 황폐화된 벨기에를 부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보두엥 1세의 업적은 그의 왕비였던 파비올라의 사랑과 무한한 지지를 바탕으로 이룩된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금까지도 보두엥 1세와 파비올라 공녀의 러브스토리는 두 나라 국민들에게 화자되고 있다.
‘까스띠요 페랄라다(Castillo Perelada)’는 전통과 현대, 자연과 인간, 문화와 역사, 그리고 최고의 와인을 접목한 부띠끄 와이너리로서 스페인 내에서 그 명성을 더해가고 있다. 예술가 ‘살바도르 달리’가 가장 사랑했던 와이너리로도 잘 알려져 있다. 1923년 미구엘 마테오(Mr.Miguel Mateau)가 14세기경에 지어진 고성 페랄라다 성을 구매하면서 역사가 시작됐다.
살바도르 달리의 친구였던 마테오는 단순한 와이너리를 와인과 함께 문화, 예술, 레저 모든 분야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멀티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자체적으로 호텔 및 레저파크를 운영하며 다양한 예술전시와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페랄라다 성 안에는 유리공예품과 와인박물관, 8만권 이상의 도서를 보유하고 있는 스페인 최대 개인 도서관도 찾아볼 수 있다.
벨기에 국왕 보두엥 1세와 스페인 공녀 파비올라의 러브스토리로 유명세를 탄 ‘페랄라다 파비올라’는 유럽인들이 선호하는 웨딩와인으로 자주 거론된다. ‘페랄라다 파비올라’는 스페인 지역 내에서도 포도재배에 최적화된 지방인 엠포르다(Emporda)에서 생산된다. 지중해의 영향을 받아 이상적인 기온(평균 16℃)과 강수량(연 700㎜)을 자랑하는 스페인 북동부의 와인 생산지로 잘 익은 과실 풍미에 산도와 당도의 밸런스가 좋은 포도가 재배된다. ‘페랄라다 파비올라’는 손 수확을 거쳐 엄선된 포도만을 사용하며 약 25℃의 온도에서 발효와 함께 장기간의 침용 과정을 거쳐 양조된다. 그 후 19개월 동안 오크 숙성(프렌치 오크 50%, 미국 오크 50%) 후 2차 병숙성을 통해 출시된다.
까베르네소비뇽, 시라, 메를로, 가르나차, 생소, 모나스트렐 품종의 블랜딩으로 양조되며 다크체리 빛의 진한 과일향과 깊고 짙은 복합적인 아로마와 함께 오크 숙성을 통해 얻어진 스파이시한 부케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파워풀한 구조감과 장기 숙성을 통해 얻어진 부드러운 탄닌감은 마지막까지 인상적인 여운을 남긴다.
아름다운 러브스토리가 담긴 페랄라다 파비올라 와인과 진한 스타일의 아메리칸식 스테이크와 곁들이면 발렌타인데이 커플들의 다이닝으로 더 없이 훌륭하다. 6개의 품종이 블렌딩돼 있어 다크체리, 블랜커런트 등의 진한 과실풍미와 초콜릿, 모카 등 복합적인 아로마를 가진 와인은 풍미가 약한 요리와 매칭할 경우 음식의 맛이 자칫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스테이크를 선택할 경우 풍미가 진한 스타일이 잘 어울린다.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는 고기를 공기 중에 노출시킨 상태에서 자연 그대로 말리는 정통 미국 건조숙성방식으로 만들어진 스테이크다. 이 때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며 숙성을 하게 되면 고기의 연결 조직이 알맞게 분해되고 육즙은 더욱 진한 풍미를 갖게 된다. 묵직한 풀 바디의 페랄라다 파비올라와 매칭하면 입안 가득 진한 풍미를 채울 수 있으며, 벨베티한 타닌이 스테이크의 기름기를 깔끔히 잡아주는 역할을 해준다.
▶페랄라다 파비올라 ○원산지 : 스페인, 엠포르다
○품종 : 까베르네 소비뇽 31%, 시라 27%, 메를로 14%, 가르나차 12%, 생소 9%, 모나스트렐 5%
○알코올 도수 : 14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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