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청년 고용절벽이 현실화했다. ‘최순실 게이트’ 등 정치 이슈에 흔들린 기업계가 한해 사업계획과 채용계획의 확정을 차일피일 미룬 결과다.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등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 증대도 기업의 몸을 움츠리게 했다. 결국, 기업계의 신규 채용인원 감소폭이 최근 5년 사이 가장 커진 가운데, 제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은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프리터족’으로 전락하는 등 사회 곳곳에 경고음이 울려 퍼지고 있다.>
▶대기업 발 묶이자 중소기업도 ‘복지부동’…정치가 일자리를 흔들었다=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최근 2113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올해 채용계획을 조사(응답기업 918개사, 대기업 156개ㆍ중견기업 239개ㆍ중소기업 523개)한 결과에 따르면, 채용의사를 확정 지은 기업은 단 45%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보다 약 3.3%포인트 떨어진 수치(2016년 2월 조사 당시 ‘채용계획을 확정했다’는 응답은 48.80%)다. 규모별로는 대기업군에서 채용계획을 확정한 비율이 가장 높았고(67%), 중견기업(52%)과 중소기업은(34%)이 그 뒤를 이었다. 올해 국내 채용시장에 ‘암운’이 예상되는 지점이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저성장 기조의 고착화로 인해 본격화되는 기업 구조조정,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증대, 4차 산업혁명의 도래, 국내외 경제 환경의 변화 등 우리 노동시장에 우호적인 환경 변화가 없다”며 “특히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발생한 국내 정치 이슈 또한 채용시장의 악재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최순실 게이트’ 관련 수사가 삼성그룹 등 기업계로까지 대대적으로 번지면서 사업계획 수립이 더뎌졌고, 이런 흐름이 청년 고용절벽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지점이다.
실제 올해 새로 창출될 일자리 수는 4만 5404개 정도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채용인원(4만 7916명)에 비하면 5.24% 하락한 수치다. 전체 4만 5000여 개의 일자리 중에서는 대기업이 84.09%, 중견기업이 10.50%, 중소기업이 5.41%의 할당분을 차지했다. 전년 채용 규모에 대조해보면 대기업이 4.12%, 중견기업이 9.35%, 중소기업이 13.34%씩 각각 채용 규모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심각한 불황 국면에 접어든 한국 경제가 예상치 못한 정치적 변수를 만나 가계와 기업의 경제심리를 크게 악화시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더 나아가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및 사드 배치를 빌미로 한 중국의 대한(對韓) 압박 심화, 고유가 등 외부적 이슈도 올해 일자리 기상 악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