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란 1개 산지가격 200원 3~6단계 거치면 350원 중간도매상 사재기 농간까지 새해 벽두부터 ‘물가폭등’이 릴레이성으로 전개되면서 서민 살림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계란, 식용유는 물론 무, 김치, 콩나물 등 ‘월급 빼곤 다 올랐다’는 자조섞인 말이 나올 정도로, 하늘 모르고 치솟는 식품가격은 가계에 엄청난 압박을 주고 있다. 특히 설이 보름 앞으로 다가오면서 차례상을 준비하는 주부들은 한숨만 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물가폭등의 주범은 중간유통업자로, 중간에서 ‘유통마녀식’으로 가격을 뻥튀기 하는 현재 구조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산지가격이 중간 단계의 폭리를 거치면서 천정부지 가격으로 뜀박질하는현실을 개선하지 않으면 물가폭등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대표적인게 물가대란 중심에 서 있는 ‘계란’이다.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가 길어지면서 계란값은 진정은 커녕, 더 널뛰기 하는 상황이다. 특란 중품 30알 기준 평균 소매가격은 9367원, 일부 프리미엄 계란 1만6000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초 국내 계란 생산량은 하루 평균 4200만개에서 AI사태 이후 지난해말 3200만개로 1000만개 정도 줄었다. 국내 계란소비량은 하루 평균 3600만개로, 산술적으로 계산을 하면 400만개가 부족해졌다. 하지만 계란값은 2배, 3배 이상으로 뛰었다. ▶관련기사 3면

주부 홍유미(34) 씨는 “언론에 나온 수치를 계산해 보면 공급은 30% 줄었는데 가격은 배이상 뛴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유통 전문가들은 계란값 상승 원인을 복잡한 유통구조상에서의 ‘왜곡된 마법’을 꼽고 있다. 산지 계란 가격은 상대적으로 ‘싸다’. 그렇지만 산지에서 비교적 쌌던 계란값은 소비자까지 보통 3~6단계를 거치면서 가격이 폭등한다는 것이다. 농가에서 생산한 계란은 수집판매업체에 넘겨진다. 수집판매업체는 수집한 계란을 중량 규격별로 선별 포장한 후 소규모 마트에 배달하게 되고 여기서 다시 일반마트나 판매상에게 전달하면서 가격은 부풀려진다.

예를들어 특란기준 계란 1개 가격이 200원이라고 하면 이같은 복잡한 유통구조를 거친 후 소비자가 구매하는 가격은 300~350원이 된다는 것이다. 단계별 인건비와 물류비 등이 포함된 것을 감안해도, 70~80%의 가격 뜀박질은 심하다.

김동진 대한양계협회 국장은 “AI발생으로 산지에선 손해를 보더라도 계란을 출하하려고 하는 반면 도매상들은 하루 이틀만 버텨도 가격이 폭등하니까 창고에 쌓아두고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며 “산란계 농가 대부분이 영세한 개인이다 보니 이같은 불합리한 유통구조에 대한 대응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또다른 물가폭등의 원인으론 계란대란 사태 등을 틈탄 중간도매상의 ‘사재기’가 거론된다. 이에 산지와 직거래를 통해서라도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하려고 하는 일부 유통업체 구매 담당자들은 “물건을 현지서 구할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산지 물건을 살 수 없으니 ‘중간단계의 장난질’에 두 손 놓고 당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정환ㆍ배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