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계란 가격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복마전’으로 통하는 유통구조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급 부족으로 계란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복잡한 계란 유통구조와 대형마트의 폭리가 이상 급등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유통정보에 따르면 계란 산지가격(특란 10개기준)은 ▷4일 2111원 ▷5일 2131원 ▷6일 2142원 ▷9일 2149원 등으로 최근 5일간 38원 올랐다.

반면, 소비자가격은 ▷4일 2815원 ▷5일 2936원 ▷6일 2987원 ▷9일 3047원 등으로 같은 기간에 232원이 인상됐다. 산지가격 대비 6배이상 증가한 셈이다. 또 생산지에서 계란 1개 가격은 특란 기준으로 대략 200원이지만 최종 소비자 가격은 300원으로 훌쩍 뛰는 것이다.

또 닭 산지가격은 AI여파로 소비수요가 감소해 급락하는 반면, 소비자가격은 요지부동이다. 지난 9일 기준 육계 kg당 산지가격(1307원)과 도매가격(2463원)은 지난달 20일 대비 각각 63원, 116원씩 하락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가(5107원) 하락은 34원에 불과하다. 특히 산지에서 1000원대에 거래되는 육계 1kg은 시중에서 5배가량 비싼 값에 판매되고 있다.

양계업계는 계란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은 유통구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계란 유통 단계는 농가가 식용란수집판매업자나 산지수집상 등 도매상에 직접 출하하는 비중이 전체 생산량의 75%정도를 차지한다. 도매상은 양계농가와 장기계약을 통해 계란을 공급받아 슈퍼마켓이나 일반 음식점 등 소매업체에 직접 판매하거나 대형급식업체, 식품업체 등에 납품한다. 계란이 농가에서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크게 3~4단계를 거치는 셈이다.

김동국 대한양계협회 국장은 “AI발생으로 산지에선 손해를 보더라도 계란을 출하하려고 하는 반면 도매상들은 하루 이틀만 버텨도 가격이 폭등하니까 창고에 쌓아두고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며 “산란계 농가 대부분이 영세한 개인이다 보니 이러한 불합리한 유통구조에 대한 대응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계란 유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계란 산지 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계란 집하장 역할을 하는 계란유통센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산란계 농가 관계자들은 “돼지고기나 소고기처럼 도축 후 바로 소비자들의 식단으로 직행하는 유통구조가 일반화하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가격을 형성할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계란 산지 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명철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과장은 “지난해 11월 30일 발표한 ‘축산물 유통구조 개선 방안’이후유통단계를 현재 4~6단계에서 2~3단계로 줄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 산지가격이 떨어지면 소비지가격도 떨어지는 유통구조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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