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정부 예산을 지켜내 ‘영웅’ 대접을 받았던 정준희 문체부 서기관이 최순실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해온 K스포츠재단 사업에 부적절하게 관여한 인물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 서기관은 이 일로 감사원의 감사를 앞두고 있다.

정 서기관은 김경숙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이 문체부에서 용역을 따낸 ‘K-스포츠클럽 운영 개선방안 연구’에도 이름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학장은 정유라 씨의 부정 입학에 연루된 핵심 인물이고, 이 연구는 K스포츠재단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근거 자료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11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인용한 CBS노컷뉴스에 따르면 정 서기관은 지난해 초 K스포츠재단 간부, 대한체육회 부장과 함께 전국 지자체를 순회하며 문체부의 ‘거점형 K스포츠클럽’ 사업자 선정에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체부는 김종 전 차관의 지시로 국민생활체육회(현 대한체육회) 주도의 K스포츠 사업을 ‘거점형 K스포츠클럽 사업’으로 재편했다. 노컷뉴스는 이를 두고 “최순실이 지배하는 K스포츠재단에 이 사업을 맡기려는 속셈”으로 의심했다.

K스포츠재단은 정식 사업자 공모가 나기 전부터 문체부 직원, 체육회 간부를 대동하고 전국을 누비며 사업을 따내기 위한 사전작업을 진행했다. 이들은 K스포츠재단 직원 차를 타고 지방을 돌아다녔다. 이 때 동행했던 문체부 직원이 정 서기관이다.

김병욱 의원은 지난해 11월 보도자료를 통해 문체부의 부적절한 개입을 지적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정부 지원 사업에 관심 있는 민간 재단의 간부가 사업 공고가 나기도 전에 공무원과 함께 현장 시찰을 다니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당시 정 서기관은 김 의원실에 찾아와 자신의 부적절한 행동을 시인하며 “김종 차관이 동행하라고 시켰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는 거점형 K스포츠클럽 사업을 문체부의 불법 부당한 개입 의혹으로 감사원에 정식 통보했다.

정 서기관은 김경숙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이 연구를 맡은 문체부 용역보고서에도 참여했다. ‘K-스포츠클럽 운영개선 방안연구’라는 이름의 보고서는 거점형 K스포츠클럽 사업의 논리를 제공한 것으로 노컷뉴스는 해석했다. 정 서기관은 ‘연구협력관’으로 이 보고서에 이름을 올렸다.

김병욱 의원은 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김종 전 차관의 지시가 어디까지 내려졌는지 모르겠지만 그 공무원도 문체부의 비리에 연루된 인물”이라면서 “감사원 감사가 진행될 마당에 문제의 공무원이 영웅화되는 것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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