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도 부족한데 中 수출로 폐지값 폭등…포장용지시장 연쇄교란

중국발 스모그가 국내 포장용지 시장까지 덮치고 있다.

골판지원지와 함께 원료인 고지(폐지)까지 수출이 늘면서 국내 시장을 연쇄 교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중국 당국이 대기오염 원인인 석탄 사용량에 제한을 가하면서 영세 제지업체들이 가동을 줄여 발생한 나비효과다.

9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2015년 내내 t당 14만원선이던 국내 고지가격은 지난해 9월 15만원, 12월에는 18만원대로 30% 이상 급등했다.

조만간 20만원대 돌파도 예상되고 있다. 고지 수출량이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국내 고지 사용량은 월 51만t, 연간 610만t 규모. 골판지원지 산업에서 고지가 차지하는 원가비중은 50∼70%에 이를만큼 절대적이다. 고지를 활용해 포장상자의 원지인 골심지와 라이너지가 만들어지며, 포장상자업계는 이 원지를 사들여 골판지상자를 생산한다.

골판지원지와 상자업계 모두 원가부담이 커진 것이다. 국내 골판지원지 업계가 월 51만t의 고지를 사용하므로 넉달 새 820억 가량의 원가부담을 지게 됐다.

이같은 현상은 중국 골판지업계의 가동률 하락과 생산량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동절기 스모그 발생 억제를 위해 영세업체들의 에너지원인 석탄 사용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동아시아 골판원지와 고지의 수급균형이 일그러지고 있다는 게 제지업계의 분석이다.

골판지업계 관계자는 “고지와 함께 골판지원지 수출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추이라면 동절기가 끝난 이후에도고지값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관련업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골판지원지 수출은 전년 대비 33.5%, 고지는 500% 늘었다. 지역도 대만 1만4245t(42.6%)과 중국 6887t(20.6%)에 집중됐다. 이어 인도네시아 5976t, 베트남 5779t, 일본 516t 등.

수출단가가 내수가격 보다 10% 이상 높아 수출유인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내수부진으로 인한 골판지상자와 같은 고지 발생량도 추세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이다.

국내 고지 수출량은 12월 현재 월 6만t 규모로, 국내 수요량의 12% 수준이다. 이 역시 2014년 3만t, 2015년 4만t에서 늘어난 것이다.

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 측은 “아직 중국이 국내 고지의 최대 수입국은 아니어서 다행인 측면이 있다”면서도 “수입을 본격화할 경우 국내 원료 수급체계가 붕괴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고지 재활용율은 80% 이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펄프를 원료로 한 인쇄용지 백판지 등이 생산되면 동종 4, 5회, 이종 10회 이상 재활용돼 제품이 만들어져 나온다.

제지연합회 성기태 팀장은 “원료인 고지가 국내에서 활용되지 않고 수출되면 고지를 기반으로 한 국내 리사이클링 구조가 무너지게 된다. 원가구조도 붕괴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원자재 유출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조문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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