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지난해 국내은행의 원화대출이 4년 만에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경향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4일 산업은행경제연구소가 발간한 ‘2017년 금융시장 및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 대출잔액은 1468조6000억원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년 말보다 7.7%(105조4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2015년 대출 잔액이 전년보다 10.2%(132조5000억원) 늘었던 점을 고려하면 증가율이 2.5%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대출 증가율 둔화는 2012년 이후 4년 만이다.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증가율은 2009년 금융위 위기 여파로 주춤하다 2012년부터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2012년 5.2%였던 대출 증가율은 2013년 5.4%로 완만히 오르다 최경환 경제팀의 부동산 드라이브가 걸린 2014년 7.8%, 2015년 10.2%로 치솟았다. 하지만 지난해 부동산 과열조짐에 정부가 급제동을 걸면서 은행도 위험관리를 강화, 대출시장이 급랭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가계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마저 2010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KB국민ㆍ신한ㆍ우리ㆍKEB하나ㆍ농협ㆍ기업 등 국내 6대 은행의 주담대출 잔액은 380조8190억원으로, 전달보다 1807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올 한해 주담대출이 월평균 2조6475억원 늘었던 점을 고려하면 10%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2015년 12월(5조7097억원)과 비교할 때는 3.1% 수준에 불과하다.
이같은 대출 증가세 둔화는 올해도 지속된다는 전망이다. 산은경제연구소는 올해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잔액은 1550조7000억원 가량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예상치보다 5.6%(82조1000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전년 증가율과 비교하면 2.1%포인트 낮다.
산은경제연구소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대 중반으로 지난해에 비해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출의 후행적 경기순응성을 고려할 때 GDP성장률 둔화는 곧 대출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설비투자 수요가 줄고, 충분한 사내 유보금 확보 등의 이유로 대출 규모를 늘이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소기업이나 가계의 대출 수요는 아직 높지만, 은행이 정부 정책 및 건전성 유지 등의 이유로 대출 태도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으로 보여 자금 공급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윤경수 산은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은행대출 증가율과 실질 GDP 증가율 간 인과관계를 검정한 결과 은행대출 증가율이 길게는 5분기 후까지 후행했다”며 “국내 GDP 성장률이 올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출 성장률을 유지하기에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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