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길고 긴 ‘박스피 터널’ 올해는 벗어날까?”
내년은 코스피 2000포인트를 달성한 지 10년째가 되는 해다. 지난해 거래시간 30분 연장에도 불구 2000선 안팎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거듭했지만, 증권사에서는 올해 박스피 탈출을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2030선도 올라서기 어려웠던 지난해를 딛고, 2300선까지 과감한 예측 밴드를 내놨다.
1일 헤럴드경제가 20개 증권사의 올해 코스피 밴드 전망을 분석한 결과, 상단 최대치는 2350포인트, 상단 최저치는 2150포인트로 집계됐다.
상단을 2350으로 잡은 증권사는 SK증권(1880~2350pt), 신한금융투자(1900~2350pt), 하나금융투자(1950~2350pt)였다.
이는 20개사 평균치(2259.2포인트) 보다 약 90포인트 더 높은 수치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코스피는 지난 5년간의 박스권을 돌파할 것”이라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FED(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시대가 올해부터 정부와 기업의 시대로 전환하면서 인프라 투자와 생산성 증대, 인플레이션 및 소비 증가가 나타나며 박스권을 돌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증권 리서치센터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기업이익이 좋아지겠지만 수출주 실적으로는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해 기본 기나리오라면, 코스피는 기존 박스권이 조금 높아진 1880~2200포인트에 머물 것”이라며, “다만, 올해의 승부처는 트럼프의 무역정책으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 중국산 수입품에 45% 관세를 부과하는 등 규제가 현실화된다면, 코스피는 박스권을 뚫고 새로운 영역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IT 업황 및 실적 펀더멘탈 환경의 구조적 순항이 지속될 것”이라며 “여타 경기민감 수출주와 함께 시장 환골탈태 랠리를 동반 견인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뒤를 이어 유진투자증권(~2330pt), 한화투자증권(2314pt), 대신증권(19900~2300pt), 유안타증권(~2300pt), IBK투자증권(1850~2300pt), 부국증권(1960~2300pt)이 상단을 2300 이상으로 잡았다.
반면, 가장 낮은 상단 밴드를 제시한건 미래에셋대우(1880~2150pt)와 KTB투자증권(1850~2150pt)이었다.
특히, 미래에셋대우는 20개 증권사중 하단과 상단 모두 가장 낮은 수치를 전망했다.
하단은 20개사 평균치(1886.429포인트) 보다 약 6포인트가량 낮았고, 상단은 2150포인트로, 평균치보다 약 100포인트 낮은 수치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의 보호무역조치가 강화되는 가운데 한국 등 제조업 수출 중심 국가의 증시는 부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다만,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의 호조가 2017년 상반기까지 이어져 삼성전자의 강세는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있지만, 삼성전자가 코스피 지수를 크게 끌어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외에도 삼성증권(1850~2210pt), 신영증권(1890~2210pt)이 상단을 2210으로 설정, 하이투자증권(~2200pt), 교보증권(1900~2200pt), HMC투자증권(2200pt), 한양증권(1880~2220pt)이 2010~2200선을 제시했다.
가장 중간치를 제시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2260pt)으로 20개사 평균 밴드에 가장 근접했고, NH투자증권(1900~2250pt)과 메리츠종금증권(~2250pt)이 그 뒤를 이었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는 “한국증시의 매력이 여전히 존재하며, 세계경제가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기 때문에 2017년 역시 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겠지만, 여전히 저금리 환경이라는 틀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내년 통합체제로 출범하는 KB증권의 전신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을 합병을 앞두고 아직 신년 전망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증권사들이 이같은 ‘장빗빛 전망’을 내놨지만, 전문가들은 2350까지 설정된 상단 밴드는 다소 과도하다며 투자자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코스피 상단 2350포인트 전망치는 지나치게 높은 수치로, 올해도 증권사들은 최상의 시나리오를 가정해서 증시 지수 전망을 하는 경향이 짙게 나타난 결과”라며, “증권사들이 거래량 증대 등을 위해 항상 긍정적으로 지수전망을 한다는 걸 감안하고 투자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기업 실적 전망이 다소 개선될 가능성이 있는 건 인정하지만, 2350포인트 같은 경우는 낙관적인 최상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산출한 지수 값”으로 “투자자들이 지수전망을 감안할 때 어느 정도는 디스카운트해서 접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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