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LG그룹이 탈퇴를 공식 통보하자 55년 역사의 전경련이 큰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금융권과 공공기관이 이미 이달 초부터 탈퇴 의사를 밝힌 데 이어 4대 그룹 중 하나인 LG마저 탈퇴하면서 ‘탈퇴 도미노’가 가속화해 사실상 와해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LG가 탈퇴를 발표한 이튿날인 28일 오전 전경련 임직원들은 침통한 분위기를 숨기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날 언론 담당 실무진부터 고위 관계자까지 “달리 드릴 말씀이 없다”며 무거운 마음을 드러냈다. 지난 국정조사 청문회 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전경련 탈퇴 의사를 밝혔을 때보다 더욱 침통한 분위기로 느껴질 정도였다.
이는 전경련이 회원사인 기업들로 이뤄진 만큼 그들의 합의 없이 스스로 해법을 찾기가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재계 총수 청문회가 끝났을 때만 해도 “대대적인 쇄신안을 마련하면 조직을 살릴 기회가 오지 않겠느냐”는 일말의 희망이 남아 있었다.
비록 삼성이 탈퇴 의사를 밝혔지만 전경련을 유지해야한다고 밝힌 총수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전경련을 미국의 헤리티지재단처럼 운영하고 각 기업 간 친목 단체로 남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놔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전경련은 청문회 이후에도 회원사들의 의견 수렴에 난항을 겪었다. 지난 15일 쇄신안 마련을 위해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이 주요 그룹 대외업무 담당 사장급 실무자들과의 회의를 열었지만 참석률은 크게 저조했다. 삼성과 현대차, SK 등 전경련 핵심 회원사들은 물론 청문회에서 “전경련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던 롯데와 한화 역시 참석하지 않았다. 오히려 LG에서 부사장급이 이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주요 그룹 가운데 제일 먼저 탈퇴를 공식 통보하게 됐다. 앞서 지난 11월에도 정기 회장단 회의가 연기된 바 있다.
전경련 고위 관계자는 “회원사들 의견 수렴을 해야 혁신이든 뭐든 해법을 내놓을 수 있는데 의견 수렴이 안 되고 있으니 우리가 어떤 액션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해체가 가시화되면서 직장을 잃을지 모른다는 임직원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전경련 임직원 수는 한국경제연구원과 중소기업협력센터 등 유관기관까지 합쳐 250여명 안팎으로 알려져있다. 전경련은 앞서 내년도 신입사원 채용 일정을 전면 중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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