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지난 16일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선된 정우택 새 원내대표<사진>의 어깨가 무겁다. 친박(親박근혜)계 단일 후보였던 정 의원이 당선되자 이정현 대표 및 지도부가 총사퇴해 당 대표 권한 대행을 맡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까지 책임지게 됐기 때문이다. 당 수습의 중역을 맡게 된 정 원내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중도 후보’를 내세웠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을 반대하고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행사에서 찬조 연설하는 등 전력이 의구심을 낳게 한다.
지난 16일 경선에서 비박(非박근혜)계 단일 후보 나경원 의원이 정 원내대표의 친박 색채를 문제 삼자 정 원내대표는 “친박 핵심이나 친박의 강한 이미지를 갖고 의정활동을 하진 않았다”며 “원내대표가 되면 중도 화합형의 원내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의 말대로 그의 정치 행보를 보면 맏형 서청원 의원, 실세 최경환 의원으로 대표되는 ‘핵심 친박’ 세력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간 발언과 행보를 보면 뚜렷한 ‘친박’ 색채가 엿보인다. 정 원내대표는 ‘최순실 국정농단’이 밝혀진 뒤 박 대통령이 1차 사과문을 발표해 당심이 출렁이던 10월 말 자신의 SNS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박 대통령은)우리가 믿고 지켜야 할 순수한 대통령이다. 지켜달라”고 공개적으로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 11월 박사모가 서울역에서 주최한 행사에 연설자로 올라 경선 과정에서 비박계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 11월 초엔 김무성 의원이 공개적으로 박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자 “대통령이 국정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때 대통령 탈당을 강요하며 비수를 들이대야 하느냐”며 “무책임의 극치”라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정 원내대표가 경선 과정에서 이정현 전 대표가 박 대통령 징계를 막기 위해 윤리위원회를 기습 충원한 일을 비판하며 “비대위원장이 선출되면 새로 인선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스스로 대통령 탈당을 반대하는 정 원내대표가 탈당 권유 수준의 징계를 마음 먹은 기존 윤리위원들을 복원하거나 비주류ㆍ중도 인사로 재구성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한편 정 원내대표는 지난 9~10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위 문제가 불거졌을 때 침묵하던 핵심 친박과 달리 우 전 수석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등 ‘소신 발언’을 하기도 했다. 충청도를 기반으로 사실상 ‘독자 친박’ 노선을 걷던 정 원내대표가 최근 친박 핵심이 꾸린 ‘혁신과 통합 보수 연합’에 참여하고 친박계 단일 원내대표로 나서는 등 핵심에 가까워진 행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망’을 위해 친박 세력을 지렛대 삼았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친박계와 비박계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친박계의 선봉장에 나서 ‘잠룡’으로서 몸값을 올릴 수 있다는 해석이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10월 ‘신(新) 애국주의’를 기치로 싱크탱크 ‘더좋은나라전략연구소’를 발족하며 대선주자로 발돋움했다. 또 당내 중책을 맡으면 충청 지역구 특성을 활용해 오는 1월 입국하는 반기문 UN 사무총장 영입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