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대 한판 6000원대 급등 이동중지조치 당분간 값 오를듯 대형마트 내주 수급 장담못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를 맞은 유통가는 침울한 분위기에 빠졌다. AI가 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지난주 5%이상 상승한 계란가격은 앞으로 더욱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인 ‘이동중지(Standstill)’ 조치로 수도권 지역의 계란 수급에는 비상이 걸렸다.

이런 가운데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H5N6형) 확산에 따른가금류 살처분 마릿수는 역대 최대 기록을 넘어섰다.

1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0시 현재 257농가에서 1066만9000 마리에 대한 살처분이 완료됐고, 27농가 378만 마리에 대한 살처분이 진행 중이다. 지난달 16일 전남 해남군과 충북 음성군 가금류 농장에서 H5N6형 AI 바이러스가검출된지 28일만에 1444만9000 마리가 살처분된 것이다.

이는 지난 2014년 고병원성 AI(H5N8형) 확산으로 인해 195일 동안 1396만 마리가 도살 처분됐던 기록을 넘어선 것으로, 역대 최단 기간에 최악의 피해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된 셈이다.

이에 일부 서울 대형마트 매장에서는 벌써부터 비축분이 떨어지면서 계란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당장은 계란 판매가 가능하지만, 하루 이틀 후엔 판매할 물량이 없는 상황이다. 물량부족을 우려한 시민들의 사재기 열풍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AI사태가 심화될 경우 이번 주말과 다음주 초에 일선 매장을 중심으로 계란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며 “현재 비축된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 대형마트 업계에 따르면 일부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은 최근 계란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3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전국 가금농장 8만9000여곳에 이동중지(48시간) 조치를 내리면서 현재 시장에서는 계란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 11월 들어 세번째 내려진 이동중지 조치로 원활히 이뤄지던 계란 수급망에는 큰 구멍이 생긴 상황이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가금류 살처분 속도가 기록적이어서 계란 가격은 당분간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수도권 지역 계란수급 이미 이상음=수도권 최대의 양계농가로 분류되는 포천시에서는 14일 현재까지 26개농가에서 130만 마리의 산란계가 살처분됐다. 전체 산란계 개체수의 16%에 달하는 수다.

AI가 발병하기 전까지 포천 지역에서는 225가구의 양계농가에서 1100만 마리의 산란계와 육계를 사육하고 있다. 수도권지역의 계란과 닭고기 대부분이 포천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중 산란계 농가는 58% 수준이다. 대규모 살처분으로 수도권 지역의 계란 수급에는 지장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지난 13일 내려진 48시간의 이동중지 조치로 인해 당분간 멀쩡한 농가에서도 시중에 계란을 유통할 수 없게 된 상황다. 다른지역에서의 계란 수급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여기에 조심스럽게 반응하면서도 “어느정도 피해 여파가 미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 SSM 관계자는 “발주량에 대비해서 일선 매장에 물량이 축소입고 되고 있다”며 “AI에 대비해 며칠전부터 여유있게 물건을 가져다 놔서 ‘파동’에 가까운 여파는 아직 없지만, AI가 장기화될 경우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도 “이동중지 조치로 수급에 불편함이 생겼다”면서 “물량이 심각하게 부족한 매장도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계란 가격 또 한번 상승할 듯=aT에 따르면 지난 13일 전국에서 유통되는 계란 특란(30알 1판) 평균 가격은 6023원으로 12일 5954원, 9일 5826원, 지난달 13일 5660원과 비교했을 때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고 있다. 실제 소비자가 구입하는 계란은 1판에 6500원을 넘었다.

이처럼 계란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은 상황임에도 수급에 이상이 생기면서 추가적인 가격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업계는 산지 상황을 고려해 다시 한번 가격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지난 8일과 9일에 걸쳐 대형마트는 5%, SSM은 최대 16%씩 가격을 올린 상황이지만, 현지에서는 이보다 높게 가격 상승이 이뤄진 상황이라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에 롯데마트 관계자는 “유통업체는 산지에서 가격이 오를 때 ‘완충’해주는 역할을 담당해 왔지만, 산지 가격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오르고 있다”고 했다. 다른 마트 관계자도 “매일매일 현지 가격을 체크하고 있다”며 “계란 가격이 오르면 일선 소매 식당이나 제빵업체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격을 올리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배문숙ㆍ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