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ㆍ이슬기ㆍ유은수 기자] “회의하라고! 회의도 못 하는 게 지도부입니까? 무서워서 회의 못 할 거면 지도부 사퇴해야지!”

15일 오전 국회 본청 새누리당 대표실에선 사무처 국ㆍ부장급 간부를 포함한 직원 100여명(사무처 추산)이 몰려 당 지도부 사퇴와 윤리위원회의 원상복구를 요구하며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오전 9시엔 최고위원회가 예정돼 있었으나 회의 15분여를 앞두고 당직자들이 일제히 회의장을 둘러싸자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은 개의 예정 시간에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 대표는 대표실 내 사무공간에 있다가 당직자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30분이나 늦게 회의장 문을 열었다.

[사진설명=새누리당 당직자들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이정현 대표 및 지도부의 즉각사퇴를 요구하며 기습시위를 벌이고 있다. 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사진설명=새누리당 당직자들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이정현 대표 및 지도부의 즉각사퇴를 요구하며 기습시위를 벌이고 있다. 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새누리당 내 친박계(親박근혜계)와 비박계(非박근혜계)간 대치가 분당 수준으로 치닫는 가운데 간부급을 포함한 당직자들이 친박 지도부에 집단 반발, 최고위가 파행했다.

구호와 비난이 이어진 끝에 이 대표가 30분이나 늦게 회의장에 나타나자 당 사무처 직원 대표자는 요구를 담은 성명서를 읽었다. 이들은 “당의 윤리성은 정당의 존립을 좌우하는 가장 기본적인 가치이며 보수정당의 핵심은 책임정치”라며 ▷당 윤리위 추가 인선 즉각 취소 및 윤리위 원상복구 ▷당대표 및 최고위원 전원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새누리당 중앙당과 시ㆍ도당 사무처 당직자들이 전날 비상총회를 열고 결의한 입장이다.

[사진설명=새누리당 당직자들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이정현 대표 및 지도부의 즉각사퇴를 요구하며 기습시위를 벌이고 있다. 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사진설명=새누리당 당직자들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이정현 대표 및 지도부의 즉각사퇴를 요구하며 기습시위를 벌이고 있다. 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이에 대해 이정현 대표는 “이렇게 신념 바쳐서 일하는 후배들에게 너무 면목이 없다”면서도 지도부 사퇴와 윤리위 원상 복구에 대해서는 즉답을 하지 않았다. “지금 주신 그런 말씀과 여러 의견 수렴해서 저희들(지도부)이 그 부분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여러분들이 지금 요구하고 기대한 부분들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고,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을 것”이라고만 했다. 최고위원인 조원진 의원은 종전 지도부 입장과 변함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조 의원은 “중도 성향의 원내대표가 선출된다면 친박 해체는 물론 (지도부의)전면적 2선 후퇴를 요청한다”고 했다. 오는 16일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정우택ㆍ나경원 의원 중 친박 성향의 정 의원을 사실상 지지한 것이다. 조 의원은 “현 지도부는 이 대표와 함께 21일 사퇴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해 당직자들의 요구를 거부했다.

친박 지도부는 최근 이진곤 위원장이 이끌던 윤리위에 새롭게 8명의 친박 성향 위원들을 임명했다. 이 위원장의 종전 윤리위는 박근혜 대통령의 징계를 사실상 확정한 상태였고, 친박 지도부가 이를 막기 위해 윤리위원들을 추가 임명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이에 반발 지난 13일 다른 6명의 종전 윤리위원과 함께 집단 사퇴했다. 당지도부의 윤리위 추가 임명에 대해 15일 김무성 전 대표는 “코미디라고 말하기도 참 부끄러운 일”이라며 “원상 복구해야 한다”고 했다.


su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