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은행권에 감원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 최근 광주은행과 NH농협은행이 직원들로부터 명예퇴직을 신청받은데 이어 KB국민은행과 SC제일은행 등이 희망퇴직을 검토하는 등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반면, 비용절감, 비대면거래 확대, 대출영업 제약 등으로 내년도 신규채용(대졸공채) 문은 좁아질 전망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노조에 희망퇴직을 제안했다. 만 55세 이상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 뿐만 아니라 만 45세 이상 일반직원도 대상에 포함됐다. 연내 희망퇴직이 실시되다면 지난 7월 200여명이 희망퇴직한데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에도 두 번(6월, 12월)에 거쳐 1300여명이 퇴사했다. 지난 2일 당선된 박홍배 KB국민은행 신임 노조위원장 역시 자발적 희망퇴직에 긍정적인만큼 연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전체 직원의 20%(961명)에 달하는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 SC제일은행도 올해 말 추가 희망퇴직을 추진한다. 이번 희망퇴직 대상자는 49세 이상 팀장, 부점장급 등으로 제한해 20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SC그룹이 비용절감을 위해 2018년까지 전세계 직원 1만5000명 감축계획을 내놓은 만큼 올해도 희망퇴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도 내년 초 희망퇴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희망퇴직을 실시한 곳도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말 400여명의 직원이 명예퇴직을 했다. 광주은행은 지난달 98명의 직원들이 희망퇴직을 신청했으며, 오는 14일자로 퇴사할 예정이다.

지난해 은행권 희망퇴직자는 3000명을 웃돌았다. 전년대비 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올해도 선제적 비용절감과 온라인 중심의 영업채널 변화로 최소 1000명이 넘는인력감축이 예상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제는 희망퇴직이 상시화 된 분위기”라며 “예전과 달리 자발적인 희망퇴직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채용전망은 어둡다. 저금리 장기화에 정부가 가계부채 잡기에 나서면서 내년도 대출영업에 제약이 생겼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대졸공채의 경우 고정비 부담이 큰 만큼 채용 규모를 확대하는 데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규직 대졸공채보다 계약직이나 특정직군만 채용하는 식으로 고정비 절감에 나서고 있다.

실제 올해 은행들의 채용 규모는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 상반기 대졸공채에 나선 것은 신한은행이 유일했다. 하반기 은행권 공채 규모 역시 지난해를 밑돌았다.

가계부채 감축을 위한 대출영업 제약,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내년도 경영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은 만큼 신규채용은 예년수준을 밑돌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내년 채용 계획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다만, 대면 거래 비중이 줄어들면서 점포 통폐합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채용 인원을 확대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