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제약사 매출액 5조5800억원 중 상품매출 2조500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상위사 대부분 자체 신약보다 다국적제약사 제품 판매로 매출 올려
-상품매출로 벌어 들인 돈을 자체 신약 개발하는 종자돈으로 활용해야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국내 상위 10대 제약사의 매출이 ‘실속없는 성장’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의 절반 정도가 수입약을 대신해 판 ‘상품매출’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신고된 3분기 누적 상위 10대 제약사의 재무제표에 따르면 이들 제약사의 매출액 합계 5조5848억원 중 상품매출은 2조5368억원으로 나타나 약 42.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매출이란 기업이 상품을 직접 생산한 것이 아닌 다른 회사 상품을 도입해 일정 정도의 수수료를 붙여 팔아 번 매출을 말한다. 제약사의 경우엔 외국계 제약사의 약을 도입해 파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선 매출액으로나 상품매출로나 비율로 가장 높은 곳은 유한양행이었다. 3분기 누적 9644억원의 매출액 중 상품매출은 7148억원으로 그 비중이 74%에 이르고 있다.
유한양행의 이런 높은 상품매출 비중은 길리어드에서 도입한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와 베링거인겔하임의 당뇨병치료제 ‘트라젠타’, 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의 높은 매출에 기인한다. 3개 제품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400억원에 달한다.
업계 2위인 녹십자의 경우 매출액 7563억원 중 상품매출액은 3508억원으로 46.4%를 차지하고 있다.
녹십자의 상품매출에 있어서는 BMS의 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의 영향이 컸다. 바라크루드의 상반기 매출액은 1827억에 달했다. 또 MSD의 대상포진 백신 ‘조스타박스’로 783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종근당은 매출액 6123억원 중 상품매출 2173억원으로 35.5%를 차지해 상위 제약사들의 평균치보다는 낮았다.
대웅제약은 5809억원 중 38% 비중인 2214억원의 상품매출을 올렸고 한미약품은 5641억원 중 24% 비중인 1359억원의 상품매출을 기록했다.
다음을 차지한 광동제약의 경우 4816억원의 매출액 중 41%에 해당하는 1971억원이 상품매출이었다.
제일약품은 4646억원의 매출액에서 3227억원이 상품매출로 구성됐다. 상품매출 비중 69.5%로 유한양행에 이어 가장 높은 비중이다.
한편 동아에스티의 상품매출 비중은 34.3%, JW중외제약 49%, LG생명과학 14.6%로 나타났다.
이처럼 주요 상위사들의 상품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액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내제약사의 ‘빈약한 성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만약 도입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거나 계약이 해지되는 경우 매출액에 있어 급격한 변화가 오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 1위인 유한양행은 상품매출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사는 탄탄한 영업력을 갖추고 있고 다국적사의 경우 국내 영업망이 부족하기 때문에 국내사와 다국적사가 서로 손 잡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 제약사들이 상품매출로 벌어 들인 돈을 자체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종자돈으로 쓰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투자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