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사 여부는 불투명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선언한 야권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체제의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이 부산한 가운데, 현재 거론되는 인사 중 탄핵 국면의 총리가 누가 되든 ‘개헌’이 부각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8일 ‘국회 추천 총리’를 제안했지만 22일 현재 성사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야권이 탄핵 추진을 결의하는 데까지 상황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자신의 퇴진ㆍ탄핵을 전제로 한 야권의 국무총리 추천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이 경우 현재의 황교안 국무총리 체제로 가게 된다.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의결하면 즉각 총리가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게 된다.
황 총리 체제로 가면 박 대통령이 지난 10월 2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제안한 ‘개헌’의 뜻을 그대로 이어 받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 정부의 정책적 연속성을 이어간다는 명분도 있는데다,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의 원인이 박 대통령의 개인 비리나 실정보다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라는 점을 강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헌’에 부정적인 더불어민주당 주류나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한 야권 균열의 노림수도 될 수 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국민의당은 개헌에 적극적인 기류다. ‘탄핵’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한 야권 공조를 깨고 정계개편 논의를 확산시킬 수 있는 카드가 된다는 말이다.
새로운 후보자를 추천하려는 시도가 무산되면 야권이 차라리 김병준 총리 내정자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킬 수도 있다. 김 내정자가 총리로 임명돼 탄핵 국면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도 개헌논의가 불붙을 수 있다. 김 내정자는 이미 일찌감치 개헌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현재의 국면에서도 대통령 퇴진과 국정수습ㆍ개헌을 3가지의 트랙으로 제시했다.
박 대통령이 받아들인다는 것을 전제로 야권에서 총리 후보로 꾸준히 말이 나오고 있는 김종인 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나 손학규 전 상임고문 등도 개헌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개헌에 주정적인 민주당이나 문재인 전 대표와는 거리가 있는 인사들이다.
이들이 총리가 되면 개헌론을 기반으로 여야의 비주류인 비박(非박근혜계)와 비문(非문재인계)을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이 시도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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