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트럼프 쇼크’에도 아랑곳 않고 화장품ㆍ유통 등 중국 소비관련주(株)가 중국 ‘광군제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쇼크로 국내 증시가 롤러코스터(급락후 급등)를 탄 9~10일 이틀동안 시가총액이 가장 크게 증가한 종목은 아모레퍼시픽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은 이 기간 1조2861억원이 증가하며, 8일종가 대비 시가총액이 6.15% 급증했다.
같은 기간 아모레G(6383억원), LG생활건강(4685억원), 이마트(3484억원) 역시 시가총액 규모가 증가했다.
트럼프 쇼그에도 불구, 광군제 특수에 화장품 관련주는 주가상승을 상징하는 빨간색 일색으로 물들었다.
▶‘美 트럼프 쇼크 보다 강한 中 광군제 효과’ = 화장품주가 초강세를 보인 것은 중국 광군제 특수 기대감이다.
독신절(솔로데이)인 광군제는, 숫자 1의 형상이 외롭게 서 있는 사람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11월 11일로 지정됐다.
2009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 그룹이 광군제를 맞아 대대적 할인행사를 시작하면서 중국 소비자 대부분이 참여하는 최대 규모의 행사로 자리잡았다.
2015년 기준 광군제 매출액은 16조4000억원을 달성했는데, 이는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의 매출액에 각각 4.6배, 8.4배 높은 수준이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이번 행사가 오전 0시 시작 후 5분 만에 68억1000만위안(약 1조156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100억위안을 넘어선 시점은 6분58초로 지난해 12분28초보다 빨랐다.
중국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화장품 관련주는 광군절 특수 기대감에 트럼프 쇼크로 코스피가 폭락하던 지난 9일에도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아모레G(3192억원), 아모레퍼시픽(2338억원), LG생활건강(1562억원), 이마트(1533억원) 순으로 시가총액 증가액 규모 상위 4개 업체에 모두 중국 소비주가 이름을 올렸다.
이는 당일 오후에 도널드 트럼프 당선으로 투자자들이 베팅한 한국항공우주(1170억원), 한화테크윈(1036억원), LIG넥스원(880억원)의 시가총액 증가 규모를 뛰어넘는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폭락할 때도 중국 소비주가 상승한 것은 광군제 영향이라고 평가한다.
지난해 광군제 기간 동안 중국 알리바바의 ‘티몰’에서 한국 상품의 수출 신고 실적(총 737만달러)에서 화장품이 차지한 비중은 65.5%에 달해, 화장품을 중심으로 소비주 중심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홍성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이 광군제 특수를 위해 더욱 많은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다”며 “광군절을 맞이해 큰 폭의 특수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트럼프 당선으로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철회될 수 있다는 심리가 중국 소비주 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말도 나온다”며 “이는 광군제 효과를 과소 평가한 분석으로, 트럼프로 인해 증시가 폭락한 9일에도 중국소비주는 트럼프 당선을 예측 못했던 장 시작부터 상승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 사드ㆍ중국 지침에 울던 중국소비주 '설움' 씻나 = 올 하반기 들어 중국 소비주의 주가는 곤두박질 쳤다.
지난 7월 초엔 한반도 사드 배치가 결정되면서 국내 화장품과 면세점 업종에 직격탄을 날렸다.
사드 배치로 인한 한ㆍ중 관계 경색이 현실화되면서 중국인 고객 비중이 높은 이들 업종이 투자자를 불안케 만든 것이다.
중국 소비주는 사드 배치 발표 후 그 달에만 9~14% 하락했다.
사드 문제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때쯤인 지난달 25일 중국 정부가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규모를 줄이라는 지침이 내려졌다는 소식에 중국관련주는 또 한 번 급락했다.
당시 화장품 업종의 타격이 컸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한국콜마, 코스맥스, 한국화장품, 잇츠스킨, 토니모리, 에이블씨앤씨 등이 5~8%대 추락했다.
시장에서는 추락했던 중국 소비주들이 광군제 이후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혜미 바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이후에 화장품 등 중국 소비주의 전망이 밝다”며 “국내 화장품의 경우 글로벌 경쟁사들보다 성장률은 좋지만,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온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aw@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