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대학교에서 출발…강남ㆍ여의도ㆍ신촌 행진 제안
-걸어서 모이자…온라인 커뮤니티ㆍSNS 통해 퍼지며 호응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최순실 게이트’로 분노한 대학생들이 청와대로만 향하다 막히는 시위 방식을 서울 시내 곳곳을 누비게 하는 식으로 바꾸자고 제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의경 출신이라고 자신을 밝힌 서울대생 A 씨는 지난달 30일 서울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에 “시위대는 청와대를 향해선 안된다. 민중을 향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 씨는 “어느 때부터인가 시위대는 늘 담판을 짓겠다며 청와대를 향한다”면서 “그러나 현실적으로 청와대로 갈 수도 없고 담판을 지을 수도 없다”고 썼다.
경찰이 철통 같은 방어를 하기 때문이다. A씨는 광화문에서 청와대까지 방패벽과 차벽이 겹겹이 세워져 있고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한 각종 설비들이 준비됐다고 했다.
A 씨는 “야심한 밤 시위대는 꼭 청와대를 향해야 하는가. 1987년 6월 민중항쟁처럼 서울시내 곳곳을 거닐던 시위대는 밝은 햇살 아래 움직였다”며 “그들의 모습을 보고 하나둘 사람들은 모여들었고 결국 100만명의 사람들이 거리로 나왔다”고 했다.
A 씨는 시위대가 강남, 신촌, 여의도 등지를 향하게 하자는 제안을 했다. 제안에 따르면 연세대ㆍ서강대ㆍ이화여대ㆍ숙명여대ㆍ홍익대ㆍ명지대ㆍ상명대는 신촌역에 집결해 서대문역으로 가고, 서울대ㆍ숭실대ㆍ중앙대ㆍ총신대ㆍ가톨릭대ㆍ서울교대ㆍ성공회대 등은 서초역에 모여 강남역으로 가자는 것이다.
A 씨는 이런 시위를 벌이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렇게 되면 ‘2만명의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하다 해산했다’는 신문 보도가 ‘강남과 여의도 등에서 시위가 벌어지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보도로 변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해당 글은 조회수 8416(1일 오전 7시 기준)에 추천수 687을 기록하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댓글로 의견교환도 이어졌다. 아이디 츄어블****은 “공감한다. 어젯밤에 시위를 다녀오면서, 왜 시위를 낮에 하지 않고 밤에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며 “우리가 잘못을 하는 것도 아닌데 왜 밤을 기다려야 하는가?”라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A 씨의 제안에 바탕을 둔 서울 지도를 제작해 올리기도 했다.
이러한 제안은 다른 온라인커뮤니티를 비롯해 페이스북, 트위터 등으로도 퍼져 나가며 관심을 받기도 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된 해당 글은 1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아이디 늙은**은 “87년 서울의 봄 당시 각 대학교에서 출발한 시위대가 서울역으로 집결하는 방식으로 사람들의 관심과 동참을 끌어냈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jin1@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