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국내외 취재진과 시민들로 청사 북적
-최순실 차에서 내리자 시민들 피켓들고 시위
-고성ㆍ몸싸움에 최씨 흐느껴, 신발 벗겨지기도
-검찰청 직원들도 최씨 카메라로 찍으며 관심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최순실을 구속하라, 박근혜는 하야하라”
정국을 뒤흔든 국정농단 파문의 주인공 최순실(60ㆍ최서원으로 개명) 씨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 3일 독일로 도피성 출국을 한지 약 두달 만이며 박근혜 대통령의 곁에서 베일에 싸인 채 최측근으로 살아온지 약 40년 만이다.
최 씨는 31일 오후 2시58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에쿠스 차량을 타고 도착했다. 이미 이날 오전 7시 무렵부터 최 씨를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은 물론 외신 기자들과 시민단체 회원들, 학생들까지 약 500여명의 시선이 모두 차량 뒷좌석 문으로 향했다.
이윽고 최 씨가 차에서 내리자 차량 바로 옆에 서 있던 시민들이 곧바로 피켓을 들어 올리며 “최순실 구속, 박근혜 하야”를 외쳤다. 무릎까지 오는 남색 코트에 청바지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낸 최 씨는 모자와 검은 뿔테안경으로 얼굴을 최대한 가리기 바빴다.
최 씨의 등장에 청사는 곧바로 아수라장이 됐다. 시민들의 고성과 쉴 새 없이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에 최 씨는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일부 시민은 최 씨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오른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있던 최 씨는 결국 흐느끼기 시작했다.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위해 포토라인석에 잠시 멈춰섰지만 시민들의 고성이 계속되면서 취재진의 질문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심경을 재차 물었지만 당황한 최 씨는 옆에 선 검찰청 직원을 잠시 올려다보며 어쩔 줄 몰라했다.
포토라인석에서 청사 입구까지 5m도 채 되지 않았지만 최 씨에겐 한 걸음 떼는 것조차 어려웠다. 입구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취재진과 검찰 직원, 시민들이 한데 엉키면서 일부는 넘어지고 코트가 벗겨지기도 했다. 이 지점에서 최 씨의 신발도 한 짝이 벗겨졌다.
밀려드는 무리에 유리문을 잡고 지키던 검찰청 방호 직원들도 당황한 표정이었다. 검찰청에 근무하는 다른 직원들도 이날 1층 로비에 나와 최 씨의 출두 장면을 카메라로 담기 바빴다.
최 씨는 직원들의 경호를 받으며 청사 안으로 겨우 들어갔지만 조사실로 이동하는 것도 순탄치 않았다. 어렵게 엘리베이터에 들어선 최 씨는 지친 표정으로 모자와 안경을 벗었다. 마침내 최 씨의 민낯이 또렷이 드러났다. 그동안 사진을 통해 보인 당당하고 자신에 찬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겁에 질린 모습의 최 씨는 다시 스카프를 입까지 당겨 올려 얼굴을 가렸고, 경호 직원들의 등 뒤에 몸을 숨겼다. 엘리베이터 구석에 움츠려 있는 최 씨에게 계속 질문이 쏟아졌다. 한마디만 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최 씨가 내놓은 대답은 “국민 여러분 용서해 주십시오”였다. 살짝 울먹이는 듯 했다. 그제서야 엘리베이터 문은 닫혔다.
조사실로 들어간 최 씨는 결국 울음을 터뜨리며 오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두 과정에서 일부 부상도 입었다고 변호인은 설명했다.
일단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 한웅재)가 최 씨와 첫 대면을 하고 조사에 들어갔다. 특수1부(부장 이원석)도 필요에 따라 최 씨를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롯데그룹 사건을 수사했던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까지 투입하며 수사팀 규모를 과거 대검찰청 중수부 규모로 확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