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문건유출·최순실 의혹… 잇단 입장바꾼 발언에 비난여론
항간에 떠도는 ‘박적박’(朴敵朴, 박근혜의 적은 박근혜)이라는 단어는 현실이 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말을 번복하면서다. 개헌에 대한 입장을 여러 번 바뀌었고, 지난 2014년 ‘정윤회 문건’ 유출 당시 주문했던 “일벌백계”는 최순실 씨의 연설문 개입으로 공언(空言)이 됐다. 최순실 의혹에대해 “인신공격”이라고 했지만, 이 말은 불과 6일 만에 뒤집혔다.
박 대통령은 개헌을 놓고 임기 초부터 갈팡질팡했다. 대선 후보였던 2012년 11월 4년 중임제를 골자로 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약 1년이 지난 2014년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개헌은 워낙 큰 이슈라 한번 시작되면 ‘블랙홀’처럼 모든 것이 빨려들어간다”며 부정적 입장으로 선회했다. 그러나 지난 24일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는 전격적으로 개헌 추진을 밝히며 입장을 바꿨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선 2년 전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을 비롯해 권력형 비리와 관련된 자신의 모든 말을 뒤집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014년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현 민주당의원)이 일명 ‘정윤회 문건’을 유출했을 당시 “문건유출은 국기문란 행위”라며 일벌백계를 촉구했던 박 대통령은 25일 ‘대국민사과’ 형식을 띤 기자회견에서 연설문을 비롯한 각종 청와대 내부문서를 스스로 밖으로 유출됐음을 시인했다.
미르ㆍK 스포츠 재단과 관련된 각종 의혹이 분출되던 시기에 대한 해명도 결국 기자회견을 통해 뒤집혔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북한의 핵실험을 언급한 뒤 “이런 비상시국에 난무하는 비방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들은 우리 사회를 흔들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최순실 게이트’를 일축했다. 또 지난 20일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에서도 “지나치게 인신공격성 논란이 계속 이어진다면 문화융성을 위한 기업들의 순수한 참여 의지에 찬물을 끼얹어 기업들도 더이상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관련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하지만, 결국 기자회견에서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인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 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비선실세인 최순실씨의 존재를 인정했다.
장필수ㆍ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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