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듬해 ‘6월항쟁’ 기폭제 역할 평가

‘10ㆍ28 건대항쟁 계승사업회’ 출범

재심 청구 등 논의…29일 창립대회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제5공화국 시절 대표적인 공안 탄압 사건의 하나인 ’10ㆍ28 건대항쟁‘ 관련자들이 공식적인 명예 회복 시도에 착수한다. ‘건대항쟁’은 1980년대 대표적인 학생운동 사건 중 하나로, 다른 대학으로 확산되면서 1987년 ‘6월항쟁’의 기폭제가 됐다고 대학가 안팎에서는 평가받고 있다.

24일 건국대 민주동문회 ’청년건대‘에 따르면 이 단체 등은 ‘건대항쟁’ 30주년인 오는 28일을 전후해 ’10·28 건대항쟁 계승사업회(이하 사업회)‘를 출범한다. ‘건대항쟁’은 1986년 10월 28일부터 31일까지 66시간50분동안 건국대에서 전개된 학생 민주화운동이다.

전두환 정권 퇴진 요구 시위를 벌이고 해산하려던 학생 2000여 명을 경찰이 ’용공좌경 분자‘라며 진압, 1500여 명을 연행하고 1288명을 구속했다. 이는 단일 사건으로는 건국 이래 최다 구속 기록이다. 검찰은 398명을 기소했는데 이 역시 최다 기록으로 남았다.

사업회는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와 함께 ‘건대항쟁’ 당시 연행되거나 구속 혹은 기소됐던 이들을 찾고 있다. ‘건대항쟁’에 참여했다가 유죄 선고를 받은 이들은 법원에 재심을 청구해 공식적인 명예 회복을 시도한다. 또 당시 ’공산혁명분자 건국대 점거‘로 보도돼 연행 및 구속된 이들의 불명예를 바로잡고자 당국이 학생들을 학교 건물로 몰아 점거 농성을 유도한 정황의 진상 규명에도 나선다.

사업회 관계자는 “옛 동부경찰서(현 광진경찰서) 서장 등 당시 진압에 관여한 지휘권자를 법정에 세워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 주요 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2013년 긴급조치 9호의 위헌 결정이 나오면서 1970년대 유신 정권 때 억울하게 수감된 이들이 명예 회복에 성공한 바 있다”면서 “건대항쟁도 이러한 성과를 이뤄내고자 첫 기틀을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항쟁 당시 본관에 있던 정현곤ㆍ이상근 씨 등이 사업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김석중 법무사가 명예회복위원장직을 수행한다. 48개 대학ㆍ10개 추모사업회도 협력한다.

사업회는 오는 29일 서울 광진구 본교 학생회관에서 창립대회를 열어 본격적인 사업 개시를 선언한다. 함세웅 신부 등이 참석하며, 당시 인권변호사로서 구속된 학생들을 변호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영상으로 축하 메시지도 보낸다. 사업회 준비위는 학교 사회과학관 앞 건대항쟁 기림상 주변 공원을 한시적으로 ’10ㆍ28 건대항쟁 기념공원‘으로 꾸미는 계획을 학교 측과 막판 조율 중이다.

학생회관 1ㆍ2층에서는 기념 전시회가 열린다. 건대신문사는 당시 현장을 담은 미공개 필름을 최초로 인화해 공개한다. ‘건대항쟁’ 직후 당국에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분신한 경성대의 진성일 열사, 당시 구속됐다가 고문을 받고 정신병에 걸려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신대의 곽현정 열사 등을 기리는 추모 전시회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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