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면을 건 상태에서 ‘앞으로 십 분 후에 창문을 여십시오’라는 메시지를 주입하면, 많은 경우 그 사람은 깨어나서 실제로 십 분 후에 창문을 엽니다. 그에게 왜 창문을 열었냐고 물으면 ‘방이 너무 더워서’라거나 ‘공기가 탁한 것 같아서’와 같은 대답을 합니다. 자신의 행동이 무의식적 수준까지 주입된 타인의 지시에 따른 것이 아니라 자유의지에 의한 행동이라고 믿고 있는 것입니다.- 정혜신의 <마음미술관> 중에서
비거리에 대한 사회적 합의골프에 관한 글을 쓰고 골프를 가르치면서 강고한 벽에 부딪히는 듯한 느낌을 자주 받습니다. 사회적인 벽이기도 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의 내면의 벽이기도 합니다. 250미터를 보내려는 헛된 욕심이 결국은 삐뚤삐뚤 200미터도 못 가는 샷이 되어버리고, 애초부터 200미터만 보내려고 마음먹으면 어쩌다 250미터도 간다는 사실,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마음만 바꿔먹으면 간단하고도 간단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마음 바꿔먹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확실히 ‘사회적 의식’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 사회의 구성원 상당수가 공감하고 있는 사실은 특별한 학습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는데도 우리 자신의 깊숙한 곳에 내재화되어 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래서 학문이든 종교적 의식이든, 운동의 영역이든 뭔가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실천하는 일은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갈등과 고민이지만 사실은 사회적인 합의와의 싸움이 되어버립니다. 사회적인 합의가 광범위하고 또 그 합의에 기대어 밥을 먹고 사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변화에 대한 저항이 거셉니다. 개인적 차원의 ‘마음 바꿔먹기’가 그토록 어려운 것은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성장 지향, 성과 지상, 경쟁 중심이라는, 나도 모르게 내 의식의 한 부분이 되어버린 사회문화적 지향성에 그 질긴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죠.그러니 ‘연습장에선 안 그런데 필드만 가면…’, ‘빈 스윙은 안 그런데 공만 보면…’ 이런 우리의 자화상이 그리 간단히 극복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 기술과 요령을 몇 가지 배워서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솔직히 인정하세요. 인정하고 나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조금 긴 저자 소개: 글쓴이 김헌은 대학 때 학생운동을 했다. 사업가로도 성공해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하기도 했다. 그러다 40대 중반 쫄딱 망했다. 2005년부터 골프에 뛰어들어, ‘독학골프의 대부’로 불릴 정도로 신개념 골프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골프천재가 된 홍대리’ 등 다수의 골프 관련 베스트셀러를 냈고, 2007년 개교한 마음골프학교는 지금까지 4,4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화제를 낳고 있다. 칼럼니스트와 강사로 제법 인기가 있다. 호남대학교 교수를 역임했고, 마음골프 티업 부사장 등을 맡고 있다. 팟캐스트 <골프허니>와, 같은 이름의 네이버카페도 운영 중이다. 골프는 마음을 다스리는 운동이고, 행복해야 한다는 철학 아래 지금도 노상 좋은 골프문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