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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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세탁기에 쌓인 동전을 꺼내고 지폐 뭉치를 세는 영상이 미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끌면서 셀프 빨래방이 새로운 창업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직원 없이도 손쉽게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에 창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실제 사업자들은 예상치 못한 수리비와 인건비, 고객 관리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틱톡 등 SNS에서 셀프 빨래방 운영으로 안정적인 수입을 얻는 영상이 확산하면서 창업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경제적 불확실성과 인공지능(AI)의 일자리 대체 우려 속에서 적은 노동으로 지속적인 수익을 얻는 이른바 ‘패시브 인컴’(passive incom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영향이다.

그러나 영상 속 현금 수익과 실제 사업자가 손에 쥐는 돈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빨래방 인수에 수억원이 필요하고, 시설 유지·보수와 인건비 등 운영 비용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5일 만에 1400달러 벌었다”…SNS 달군 현금 다발 영상

미국에서 셀프 빨래방 창업 열풍을 확산시킨 대표적인 인물은 틱톡에서 ‘런드로맷 머니’(Laundromat Money)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카를로스 오초아다.

약 5년 전 캘리포니아주 바이세일리아에서 빨래방을 운영하기 시작한 그는 세탁기에서 동전을 수거하거나 지폐를 세는 장면을 SNS에 올리며 관심을 끌었다.

특히 5일 동안 1419달러(약 19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공개한 영상은 조회수 100만회를 넘어섰다. 현재 그의 틱톡 팔로워는 약 200만명에 달한다.

영상에는 고객이 넣은 동전이 쏟아지고 현금이 쌓이는 모습이 주로 등장한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설치해 놓으면 고객들이 알아서 이용하고 사업자는 수익만 거두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해당 영상에서 공개한 금액은 각종 비용을 제외하기 전 매출이다. 임대료와 수도·전기요금, 인건비, 설비 수리비 등을 지출하고 나면 실제 수익은 줄어든다.

미국 코인런드리협회에 따르면 현지에서 운영 중인 셀프 빨래방은 약 3만곳이다. 소규모 빨래방을 인수하는 데 약 30만달러(약 4억원)가 필요하며, 규모가 크고 수익성이 높은 매장은 최대 300만달러(약 40억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업계 평균 순이익률은 약 24%로 조사됐다. 매출 100달러 가운데 운영 비용 등을 제외하고 평균 24달러가 이익으로 남는다는 의미다.

코인런드리협회의 브라이언 월리스 최고경영자(CEO)는 일부 SNS 콘텐츠가 빨래방 운영의 어려움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일주일에 한 번 매장을 방문해 동전만 수거하면 되는 사업으로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는 설명이다.

“화장실에 마약상까지”…창업하자마자 경찰 부른 사장

SNS 영상을 보고 실제 창업에 나섰다가 예상하지 못한 문제를 겪은 사업자도 있다.

캘리포니아주 풀러턴에서 빨래방을 운영하는 아투사 파르사는 3년 전 온라인 영상을 보고 기존 빨래방을 인수했다. 비교적 적은 노력으로 꾸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수 직후부터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혔다. 매장의 화장실을 점거한 마약상들을 내보내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결국 경찰의 도움을 받아 문제를 해결했다.

파르사는 온라인에서 사업을 아무리 쉽게 묘사하더라도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훨씬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설 유지·보수 역시 사업자들에게 큰 부담이다.

뉴저지주 올드브리지에서 빨래방을 운영하는 샘 코언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다 빨래방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예상하지 못한 설비 수리비가 발생하면서 아직 손익분기점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셀프 빨래방은 고객이 직접 세탁기를 사용하는 구조지만, 기계 고장과 매장 청소, 설비 점검 등은 운영자가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세탁기가 고장 나면 수리비가 발생하는 동시에 해당 기계의 영업도 중단된다.

고객들이 남긴 오염물이나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도 피하기 어렵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빨래방을 운영하는 낸시 코널리는 올해 기업 금융 분야를 떠나 창업했다. 그는 다른 사업자들처럼 현금 수익을 과시하는 대신 세탁기 안에 남은 개털을 제거하거나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고객을 상대하는 모습을 SNS에 공개하고 있다.

코널리는 화려한 수익 영상보다 매장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과 사업을 성장시키는 과정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인건비 감당하려 인형뽑기 설치…SNS 영상으로 돈 버는 사장도

빨래방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사업을 결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시카고에서 빨래방을 운영하는 프랜시스 다얌바는 매장에 인형뽑기 기계와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했다. 빨래방 이용료 외에 추가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그가 운영하는 매장에서는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직원들이 근무한다. 장시간 발생하는 인건비를 감당하려면 수익원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일부 사업자들은 세탁물을 직접 받아 세탁·건조·개는 작업까지 처리하는 서비스나 배달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기계 이용료에만 의존하기보다 부가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SNS 자체가 새로운 수입원이 되기도 한다.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빨래방을 운영하는 마크·캐시 헌테브링커 부부는 세탁기의 보풀 거름망을 청소하는 모습 등을 틱톡에 올린다.

이들이 공개한 영상 가운데 하나는 조회수 2400만회를 기록했다. 마크는 SNS 영상으로 수익이 많은 달에는 5000달러(약 660만원)를 벌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는 빨래방의 세탁 매출과 별도로 발생하는 콘텐츠 수익이다. 빨래방 운영 과정에서 벌어지는 평범한 일상이 온라인에서는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된 셈이다.

창업 열풍을 이끈 오초아도 SNS 영상만 보고 사업에 뛰어드는 행태를 우려하고 있다.

그는 화려한 수익 영상에 매료된 사람들이 사업 인수 전에 필요한 실사와 검토 과정을 생략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초아 자신도 세탁물을 받아 세탁·정리하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등 사업에 상당한 노동력을 투입하고 있다.

미국 코인런드리협회의 조사에서는 지난해 빨래방 운영업체의 평균 매출이 전년보다 7.7% 증가하고, 93%가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영업 순이익률도 22.9%에서 24%로 상승했다.

수익을 내는 사업자가 다수를 차지하지만 운영 방식과 시설 상태, 입지 등에 따라 실적에는 차이가 발생한다. 신규 창업자에게는 초기 투자비 외에도 기계 교체와 수리, 인력 운영에 필요한 자금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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