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ㆍ원승일 기자]20대 국회에 발의된 노동개혁 4대 법안을 둘러싼 여야간 입장차가 여전해 이번 정기국회에서도 물건너 가는게 아니냐는 비관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다. 내년 대선국면을 감안하면 올해가 노동개혁 4대 법안처리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더한다.

2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노동개혁 4개 법안(근로기준법ㆍ고용보험법ㆍ산재보험법ㆍ파견법)은 19대 국회에서 폐기된 뒤 20대 시작과 함께 다시 발의됐지만 여소야대의 정치 환경으로 인해 국회 문턱을 넘기가 오히려 더 어려운 상황이다. 노동개혁 4대 법안가운데 무쟁점 법안의 경우 처리가 가능한데도 여야가 진영논리에 갇혀 여야가 한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20대 국회에서도 노동개혁과 관련한 4대 법안의 ‘패키지 처리’를 추진하겠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노사 양측에 모두 이익이 돌아가는 법안인 만큼 야당의 주장대로 파견법만 제외하고 나머지 3개 법안만 우선 통과시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파견법에 대해서는 “비정규직을 대거 양산할 악법”이라는 입장이 확고해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파견법은 용접ㆍ주조 등 뿌리산업과 55세 이상 고령자 파견허용을 확대하는 것으로 야당과 노동계의 반대가 크다. 파견법을 제외한 근로시간 단축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근로기준법과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등 3개 법안은 국회에서 여야간 합의가능성이 있지만 패키지 처리에 집착하는 새누리당의 태도변화가 없는한 처리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기업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노동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통과가 시급하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지난해 노사정 합의를 바탕으로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하고 주68시간인 근로시간을 주52시간(특별연장근로 8시간 추가 가능)으로 줄이는 내용이 담겨 있어 이번 정기국회에서 조속한 처리가 필요하다. 당장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온다면 통상임금 때와 같이 산업현장의 대혼란과 줄소송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대법원에 따르면 휴일ㆍ연장근로 포함 관련 소송은 올해만 4건이 늘어나면서 총 12건이 대법원에 올라와 있다. 휴일에 일하면 휴일근로수당 50%와 연장근로수당 50%를 중복해 받느냐 여부가 쟁점인데 현재는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에 따라 휴일근로는 연장근로와 별개로 본다. 따라서 휴일에 일하면 휴일수당 50%만 받게 된다. 만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중복할증이 인정된다면 당장 연장근로수당을 포함해 100%를 받는다. 이는 곧 휴일근로가 연장근로에 포함된다는 해석이어서 근로시간이 주68시간(주40시간+연장근로12시간+휴일근로16시간)에서 주52시간(주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으로 단번에 줄어들게 된다. 지금까지 정부의 행정해석이 뒤집히는 것이다.

실업급여 지급액을 평균임금의 50%에서 60%로 확대하고 지급기간을 30일씩 연장하는 내용의 고용보험법과 출퇴근 재해를 도입하는 산재보험법도 빨리 통과될수록 근로자에게 좋은 법이다. 고용보험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하루에 지급하는 실업급여는 상한액과 하한액 구분 없이 4만3416원이 지급되는 실정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파견법을 제외하고 여야간 쟁점이 없는 고용보험법과 산재보험법, 근로기준법 등을 분리해서 처리할 경우 국회 합의가 가능한 만큼 정부와 여당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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