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은 새로운 기업 인수와 기업집단 내 구조조정 모두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의 기업결합 건수와 규모 모두 지난해 상반기 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집단)은 일반기업보다 기업결합에 더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달리 외국기업의 기업결합 규모는 같은 기간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8일 ‘2016년도 상반기 기업결합 동향 및 주요특징’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심사한 기업결합은 총 272건, 266조원 수준이었다. 기업결합 건 수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41건 줄었지만 금액은 144조원 증가한 것이다.
이중 지배력이 형성된 기업결합은 141건(51.8%)이었다. 대부분 경쟁 이슈가 없었던 반면 10건은 경쟁 제한 여부에 대한 집중 심의가 진행됐다. 이 가운데 국내 기업결합은 209건, 규모는 13조원으로 건수와 규모 모두 1년 전(249건, 39조4000억원)보다 크게 감소했다. 특히 구조조정 목적의 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같은 기간 81건에서 75건으로, 금액도 16조6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실질적 인수합병인 비계열사와의 기업결합도 168건에서 134건으로, 규모는 22조8000억원에서 12조2000억원으로 줄었다.
기업결합 업종별로는 기계금속(14.4%), 금융(23%), 정보통신방송(10.5%) 등의 비중이 컸다. 유형별로는 혼합결합(60.7%)이 가장 많았고, 수평결합(27.3%), 수직결합(12%) 등의 순이었다.
회사 설립 방식으로 기업결합을 추진하는 건수가 41건에서 60건으로 늘어났고, 주식취득, 임원겸임, 합병, 영업 양수 등의 비중은 줄어들었다.
아울러 대기업집단일수록 기업결합에 더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집단의 기업결합은 건수는 67건에서 59건으로 소폭 줄었지만 규모는 24조1000억원에서 6조8000억원으로 감소폭은 71.7%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SKC&C의 SK 합병 등 1조원 이상의 기업결합 건이 5건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롯데케미칼의 SDI케미칼 주식취득(2조8000억원) 단 한 건에 불과했다.
대기업집단 내 계열사 간 기업결합도 22건에서 26건으로 늘었지만, 금액은 9조6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대기업집단의 비계열사 인수 건수도 45건에서 33건으로, 규모는 14조5000억원에서 6조4000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반면 외국기업은 대규모 인수합병 등 기업결합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올 상반기 외국 기업의 기업결합 건수는 63건으로 지난해보다 1건 줄어들었지만 결합금액은 88조3000억원에서 253조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공정위는 델(Dell)의 EMC 인수(67조원) 등 20조원 이상의 대규모 인수합병이 3건이나 진행돼 전체 규모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외국기업의 기업결합은 65%가 인접 업종 간 기업결합인 수평ㆍ수직결합으로 새로운 분야 진출보다는 산업 내 경쟁력 강화에 더 주력한 것으로 분석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