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세부터 소비보다 노동소득 많아

61세 다시 적자…‘흑자 인생’ 33년

노년층 소비 8.1%↑…고령화 영향 뚜렷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노인무료급식소 앞에 어르신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연합]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노인무료급식소 앞에 어르신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고령화와 노년층 소비 증가로 65세 이상 인구의 생애주기 적자가 처음으로 0~14세 유년층을 넘어섰다. 소비보다 노동소득이 많은 ‘흑자 인생’은 28세부터 60세까지 33년에 그쳤다.

17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국민이전계정’에 따르면 노년층의 생애주기 적자는 188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9조6000억원(5.3%) 증가했다. 유년층 적자 186조2000억원을 2조7000억원가량 웃도는 규모다.

챗GPT로 제작
챗GPT로 제작

생애주기 적자는 연령별 소비에서 노동소득을 뺀 금액이다. 국가데이터처가 2010년 이후 작성한 국민이전계정에서 노년층 적자가 유년층 적자보다 많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년층 적자는 2014년 83조3000억원에서 10년 만에 2.3배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유년층 적자는 134조5000억원에서 186조2000억원으로 38.5% 증가했다. 저출생으로 유년인구는 감소한 반면 고령인구가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024년 노년층 소비는 263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8.1% 늘었다. 공공소비가 8.9%, 민간소비가 7.6% 증가했다. 노년층 노동소득도 74조8000억원으로 15.7% 증가했지만 소비 규모를 따라잡지 못했다.

반면 15~64세 노동연령층은 노동소득이 소비를 155조원 웃돌았다. 흑자 규모는 전년보다 18조7000억원 확대됐다. 유년층은 노동소득 없이 186조2000억원을 소비해 같은 금액의 적자가 발생했다.

전체 연령을 합친 생애주기 적자는 220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조3000억원(3.2%) 감소했다. 소비가 1509조8000억원으로 3.4% 증가한 가운데 노동소득은 1289조7000억원으로 4.6% 늘어 소비보다 증가 폭이 컸다.

1인당 기준으로 보면 생애주기 수지는 0세부터 27세까지 적자를 보이다 28세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이후 60세까지 흑자를 유지한 뒤 61세부터 다시 적자로 전환됐다.

흑자 기간은 총 33년이다. 2010년에는 27세부터 흑자를 내다 56세부터 적자로 돌아서 흑자 기간이 29년이었다. 노동시장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적자 재진입 연령이 14년 사이 5년 늦춰진 셈이다.

1인당 소비는 교육비 지출이 집중되는 16세에 4604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노동소득도 거의 없어 생애주기 적자가 최대를 기록했다. 노동소득은 45세에 4651만원으로 정점을 찍었으며, 이때 소비 2719만원을 제외한 흑자 규모는 1932만원으로 가장 컸다.

세대 간 이전을 보면 노동연령층에서 순유출된 344조9000억원이 유년층과 노년층으로 각각 185조9000억원, 148조3000억원 이전됐다. 유년층은 가족 지원 등 민간이전이 92조6000억원으로 컸고, 노년층은 연금·보건 등 공공이전 순유입이 123조원에 달했다.

국민이전계정은 소비와 노동소득, 정부와 가족의 이전 등을 연령별로 분석해 세대 간 경제적 자원 이동을 보여주는 통계다. 이번 금액에는 물가 상승분이 포함돼 있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