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동해 심해 가스전사업’ 공익감사 결과 공개
尹 “정무적 판단은 내가 하는 것” 산업부 장관 질책
“대통령 질책에 시추 일정 단축”…문책·징계 요구
[헤럴드경제=김해솔 기자] 한국석유공사가 이른바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불린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추진 과정에서 국가계약법을 위반해 특정 업체와 부당 계약을 맺고, 충분한 기술 검증과 이사회 의결 없이 시추선 계약과 시추를 조급하게 강행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질책으로 시추 일정이 무리하게 앞당겨진 정황도 확인됐다.
감사원이 16일 공개한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관련 공익 감사 청구’ 감사 결과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유망성 평가 용역업체를 선정하면서 국가계약법을 위반했다. 입찰 대상 업체가 17개에 달해 10개 이내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시장 조사 없이 특정 소수업체만 임의 지명했다. 2차 용역 기술 평가에서는 기준에도 없던 ‘수행 능력’을 자의적으로 추가해 경쟁사를 부적합 처리하는 등 공정성을 해쳤다.
검증 부실과 졸속 절차도 확인됐다. 석유공사는 유망성 평가 용역이 완료되기도 전인 2023년 10월 대왕고래 시추 계획을 세웠다. 당시 예측된 성공 확률(19.1%)이 과거 실패 광구보다 낮았음에도 충분한 검증을 거치지 않았고, 필수 절차인 투자리스크위원회와 이사회 심의·의결 없이 시추선 용역부터 발주했다. 시추 시기 미조정으로 43억원의 용선료를 절감할 기회도 날렸다. 실제 시추 결과 가스 포화도는 6.3%에 불과했으며 그나마 상업성이 없는 바이오 가스로 확인됐다.
대통령실 보고 경위도 드러났다. 2024년 5월 산업통상자원부는 성공 가능성이 불확실하다며 대외 홍보 자제를 건의했으나 대통령실은 국정 브리핑을 결정했다. 이어 9월 산업부가 시추 완료 시점을 2028년 1분기로 보고하자 윤 전 대통령은 “정무적 판단은 내가 하는 것”이라며 장관을 질책했고, 결국 2026년까지 4개 공을 추가 시추하는 무리한 일정으로 수정됐다.
감사원은 부당 입찰을 주도한 실무자를 징계(문책) 요구하고, 전임 부서에 ‘셀프 만점’을 줘 성과급을 챙긴 본부장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사실을 법원에 통보했다. 아울러 향후 외부 전문기관의 사전 기술성 평가를 거치도록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sunpin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