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 0.53%·0.47%→0.75%·0.69% 각 상승

원자잿값과 대출금리 같이 상승하는 이중고 탓

부실 확산 조짐에 선제적 자본 확충 필요성 제기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은행 대출 창구 [헤럴드DB]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은행 대출 창구 [헤럴드DB]

[헤럴드경제=서상혁 기자] 하반기 들어 은행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올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미국에서 시작된 장기금리 발작의 여파로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이자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자영업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올 2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가 4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기업 대출 연체율이 늘어나는 상황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K자 양극화’의 방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권이 역대급 수익을 바탕으로 건전성 악화에 대비해 손실 흡수 능력을 선제적으로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7월말 기준 KB·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43%~0.83%로 집계됐다. 지난 연말 0.39%~0.53%에서 3월말 0.45%~0.63%, 2분기말 0.37%~0.75%로 꾸준히 늘었다.

자영업자 등 소호 대출 연체율도 상승세다. 지난 연말 0.41%~0.47%에서 6월말 0.38%~0.60%, 7월말에는 0.44%~0.69%로 올랐다.

미국과 이란의 중동 분쟁에 따른 유가 상승과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이자를 제 때 내지 못하는 기업들이 점차 불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간의 흐름으로는 올해 시장금리가 낮아졌어야 했는데, 예기치 않은 사건이 터지면서 고금리 기조가 더 장기화되는 양상”이라며 “원자잿값과 대출금리가 같이 상승하는 이중고를 겪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취약 기업(이자보상배율 1 미만)의 이자보상배율은 2023년 마이너스(-) 3.8배에서 이듬해 -4.2배, 2025년에는 -3.7배로 상당 기간 음의 값을 지속하고 있다. 이자보상배율이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1이 되지않는 다는 것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2021년 이후의 지속적인 수익성 저하가 이자보상배율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향후에도 중소기업의 수익성 저하 상황이 지속될 경우 시장금리 상승과 이들의 채무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상승세를 두고 ‘K자 양극화’의 방증이라고 지적한다.

2분기 명목 GDP가 전 분기 대비 9.2% 증가하고 명목 국민총소득(GNI)이 8.8% 늘어나는 등 겉으로는 견조한 경제 성장이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착시효과’라는 것이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경제의 모든 분야에서 K자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반도체 수출에 따른 낙수효과가 소비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다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각 은행의 무수익 여신 현황을 보더라도 업종별 편차가 있는 상황이다. 무수익 여신은 이자조차 상환되지 못하고 있는 대출 채권으로 ‘깡통 대출’로 불린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받은 4대 은행의 올 1분기말 기업 대출 중 무수익 여신 현황에 따르면 전체 3조180억원 중 제조업 비중은 26.1%, 부동산은 23%, 도소매는 15.7%로 집계됐다.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상승폭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정부 들어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줄이는 대신 잠재력 있는 기업에 적극적으로 금융을 공급하는 ‘생산적 금융’이 새 화두로 떠오르면서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불어나고 있다. 지난 연말 4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550조2075억원에서 지난 8일에는 563조4296억원으로 늘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나타나고 있는 연체는 생산적 금융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이전에 취급된 대출에서 발생한 부실”이라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만큼 연체율이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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