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산 NPU 수출 확대’ 정책 토론회 개최
딥엑스, 해외 PoC 특화 프로그램 신설 제안
“‘K-AI 반도체 수출 바우처’로 해외 수요 잡아야”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수출 확대를 위해 해외에서 진행하는 실증 비용부담을 덜어주고 해외 고객사의 초기 구매부담을 경감해주는 국가 차원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조재홍 답엑스 상무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산 NPU(신경망처리장치) 수출 확대 및 판로 다변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국산 AI 반도체 수출 확대 정책을 제안했다.
특정 AI 연산에 맞춰 설계된 NPU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전력 효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현재 엔비디아의 GPU가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다가오는 피지컬 AI 시대에는 NPU가 필수 AI 반도체로 꼽힌다. NPU 시장이 이제 성장을 시작하는 단계에 있는 만큼 선점을 위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딥엑스는 지난해 8월 초저전력 온디바이스용 NPU인 ‘DX-M1’ 양산을 시작한 이후 1년 간 전 세계 10여개 국가·지역에서 총 1300만달러 이상의 상업용 구매주문(PO)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날 현장에선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는 수출 실적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 상무는 해외 고객사가 주문을 넣기 전 진행하는 개념증명(PoC) 절차가 1건당 통상 2년 넘게 걸리고, 고객사 요구에 맞춰 최적화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를 국내 중소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이 홀로 부담하는 상황이다.
또한, 장기 유지보수 및 기술지원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검증을 통과해도 해외 고객사는 발주 규모를 크게 늘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국산 NPU에 대한 해외 기업들의 인식 부족에서 비롯된다. 국내에서 진행한 검증 결과가 해외에서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딥엑스는 국내 중소 팹리스를 위해 해외 PoC 특화 프로그램 신설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실증 비용부담이 완화된 수출 환경을 조성하자는 주장이다.
또한, ‘K-AI 반도체 수출 바우처’ 도입을 제안했다. 바우처로 약 3억원 규모의 PoC 비용을 지원해 해외 수요기업의 초기 구매 부담을 덜어주자는 주장이다.
이를 통해 해외 기업이 실사용하게 되면 유지보수 및 기술지원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할 수 있어 30억원 이상의 수주 실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AI 시대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 보고회’에서도 국내 팹리스 기업인들은 자체 설계한 칩들을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 확대와 국내외 수요처 확보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가 선제적으로 자국산 칩의 공공구매를 늘려 팹리스 기업들의 해외 수출 교두보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당시 김녹원 딥엑스 대표는 “국내에서만 써가지고는 살아남기 힘들다”며 “미국, 중국, 일본, 대만에 수출할 교두보를 마련해주는 정책도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팹리스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한 이 대통령은 “(국내 팹리스의 칩을) 한국 정부도 쓴다고 해야 수출 수요가 생길 것”이라며 국산 AI 반도체의 공공구매 확대를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들은 구매했다가 손실이 발생하면 문책당할까봐 적극 행정을 안 하는데 혁신제품의 ‘시험적 구매’를 확대해야 하고 국민들은 손실이 나도 용인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딥엑스의 NPU를 우수연구개발 혁신제품으로 지정하고 3년 간 정부·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과 수의계약할 수 있도록 했다. 구매 담당자에게는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경우 구매 면책이 적용된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SNS에 “엔비디아 GPU 중심의 견고한 생태계 속에서 개별 기업의 기술력만으로 수출 확대와 판로 다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오늘 나온 제안들이 법과 제도에 담길 수 있도록 잘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joz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