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6명·올해 9월까지 55명 ‘이탈’
사이버 침해 조사 ‘전문성’ 약화 불가피
KT 등 기업 조사 방해 행위 ‘도마 위’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주요 인력 ‘50명 이상’이 퇴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KISA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더불어 사이버 침해 사고 시 관련 조사를 수행하는 곳이다. 이에 따라 대규모 인력 이탈에 따른 ‘전문성’ 약화는 물론,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침해 사고 조사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지적이다.
10일 헤럴드경제가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KISA 인력 운용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56명에 이어 올해 9월까지 55명이 KISA를 떠났다. 500명 내외(일반직 기준)인 KISA 현원의 ‘10%’를 넘는 인원이 기업 등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반면 채용은 경력 구분 없이 신입 채용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들 소속은 ▷포렌식분석팀 ▷유출조사팀 ▷정보보안팀 ▷취약점분석팀 ▷탐지조사팀 ▷물리보안팀 ▷개인정보정책팀 등 조사 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하는 인원이 대부분이었다.
KISA는 기업 대규모 사이버 침해 사고 시 과기정통부와 함께 민관합동조사단으로 중추 역할을 한다. 정보통신망법 시행령은 사이버 침해 사고 발생 시 과기정통부, KISA 등 인원을 포함해 20명 내외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단장은 과기정통부에서 맡지만, KISA 소속 본부장이 부단장 역할을 한다.
문제는 잦은 대규모 인력 이탈의 사이버 침해 사고 조사 시 ‘전문성’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퇴사 인력이 기업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침해 사고 조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우려까지 점증하고 있다.
사이버 침해 사고 조사 과정에 전문성을 가진 전 KISA 인력이 사고 축소 등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사이버 침해 사고 조사 과정에서 기업의 조사 방해 행위가 발생하면서 경각심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보안 사고가 잇달아 터진 통신 업계에서는 이 같은 조사 방해 행위를 이유로 정부로부터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김장겸 의원은 “사이버 침해 사고가 갈수록 지능화·대형화되는 상황에서 축적된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인력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며 “정부가 AI와 사이버 보안 강화를 외치면서 최전선의 핵심 인력조차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KISA 인력이 기업에서 사이버 침해 사고 축소에 힘을 보태는 등 사이버 조사 역량 약화까지 발생한다면 그 어떤 대책도 공허할 수밖에 없다”며 “반복되는 핵심 인력 유출이 국가 사이버 대응 역량의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제도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