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급매 늘자 강동·마포 등서 매수세

세 부담에 고령층, 다주택자 매물 증가

압구정에선 최대 14억 하락 물건 나와

“현금 보유자엔 완전한 기회로 작동”

고가 주택에 대한 세 부담 강화로 강남권 아파트에 급매물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를 기회삼아 ‘상급지 진입’을 노리는 갈아타기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강남권에서는 10억원대까지 하락한 매물들이 나타나면서 기존 집을 처분하기 전에 선계약부터 맺는 풍경도 나타나는 중이다.

▶급매 쏟아지자 마포·여의도서 반포 입성…강동→‘잠실 재건축’ 사례도=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84㎡(전용면적)는 지난 8월 53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약 4개월 전 기록한 신고가 63억원보다 9억1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법원 등기소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를 매수한 이는 마포구 아현동 거주자 A씨다. 기존 주거지를 처분하고 반포로 이동한 ‘갈아타기’ 수요로 보인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신반포역 초역세권에 위치한 반포푸르지오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7월 34억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지난 8월 25일에는 29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아파트 매수자는 영등포구 여의도동 거주자였다. 반포 아파트 가격이 20억원대로 내려온 시점에 주거지를 옮긴 것이다.

재건축 아파트로 갈아탄 사례도 나타났다.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을 공동명의로 보유하던 매수인들은 송파구 잠실동 우성아파트 131㎡를 34억원에 매수했다. 지난 5월 기록한 신고가 39억원보다 5억원 낮은 가격이다.

은행권 자산관리 상담 전문가는 “최근에는 오히려 증여 등 다른 사안보다 오히려 매수 관련 상담이 늘고 있다”며 “가격이 최대 10억원 가까이 떨어진 강남 아파트를 매수 기회로 보고, 기존 주택이 팔리기 전에 선계약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고령층·다주택자 매물 출회…현금 보유자에겐 ‘절호의 기회’=이처럼 갈아타기장이 펼쳐진 배경에는 정부의 세제개편안 확정에 따른 세 부담 증가, 이로 인한 급매물 출현이 자리잡고 있다.

정부는 2026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시가 35억~40억원을 넘어서는 초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에 따른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커지도록 했다. 장기보유특별공제 체계도 개편해 실제 거주 기간을 공제 계산에 반영하는 등 다주택자와 비거주 주택에 대한 공제 요건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강남권에서는 현금 흐름이 부족한 고령층이나 양도소득세 부담을 느끼는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은행권 자산관리 상담 전문가는 “은퇴를 앞둔 소유자의 현금 흐름 문제나 세금 부담 등으로 인해 수억원씩 낮아진 급매물이 등장하고 있다”고 했다.

일례로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84㎡는 최고가 63억원에서 최대 14억원 넘게 떨어진 49억원부터 매물이 출회돼 있다. 압구정동 신현대 아파트 111㎡ 타입은 최고가에서 20억원 내린 55억원부터 호가가 시작된다. 개포동의 개포자이프레지던스 84㎡ 역시 지난해 말 최고가 42억7000만원까지 거래됐지만 현재는 호가가 약 8억원 떨어진 34억4000만원부터 시작된다.

가격 조정이 이어지면서 강남권에서 체결되는 신고가는 눈에 띄게 줄었다. 올해 1월 384건이었던 강남3구 아파트 신고가 건수는 4월 341건, 7월 247건으로 내려왔다.

특히 8월 들어서는 100건으로 뚝 떨어졌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구의 8월 신고가 건수(26건)는 1월(111건) 대비 76.6% 감소하며 낙폭이 가장 컸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현재 반포의 아파트 가격은 20%에서 높게는 25%까지 하락조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금을 보유한 이들에겐 완전한 ‘기회’로 작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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