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잔류 최소화 등 ‘5대 원칙’ 제시

2차 이전 5대 원칙 발표…4분기 중 이전계획 확정

기존 혁신도시 중심 …5극3특·지역 산업·대학 연계

조기이전 수당 최대 월 50만원 신설 등 추가 지원

한성숙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한성숙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정부가 수도권에 남아 있는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을 비수도권으로 옮기는 ‘2차 이전’에 본격 착수한다. ‘수도권 잔류 최소화’를 기본 원칙으로 기관을 분산 배치하기보다 유사 기능을 묶어 기존 혁신도시에 집적배치하는 방식을 추진한다. 이전 대상 기관은 올해 말까지 소관 부처의 검토와 지방시대위원회 이전특위 논의를 거쳐 당장 내년부터 선도 이전에 착수한다.

‘서울 잔류 최소화’ 원칙 전면에…당장 민간 건물 임대해 내년부터 추진

국토교통부는 3일 이 같은 내용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원칙 및 추진 방향’을 발표하고 지방정부와 노동계 등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공론화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2차 공공기관 이전은 1차 이전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지역발전을 선도하는 실질적 계기가 돼야 한다”며 “2차 공공기관 이전을 강도높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제시한 2차 이전의 5대 원칙은 ▷수도권 잔류 최소화 ▷기존 혁신도시 중심 집적 배치 ▷지역 대학·산업 연계 ▷자족적 정주기반 확충 ▷속도감 있는 이전이다.

정부는 먼저 수도권 잔류를 최소화한다. ‘반드시 남아 있어야 할 기관’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전부 이전 대상에 포함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기존 혁신도시에 유관 기능을 가진 기관을 모아 집적 배치하고, 지역의 산업·대학과의 연계를 추진한다.

2차 이전에 따른 지방인구 증가 효과를 제고하기 위해 교통·교육·의료·문화 등 정주 인프라 개선도 함께 추진한다. 계획 발표부터 실제 이전까지 7년 이상 소요된 1차이전과 달리 2차 이전은 민간 건물 임차 등을 활용해 당장 내년부터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

이전 대상기관은 올해 4분기까지 소관 부처의 검토와 지방시대위원회 이전특위 논의를 거쳐심의·의결을 통해 단계적으로 확정된다. 1차 이전 시 지급됐던 ‘2년간 월 20만원’ 이주 수당 및 원거리 우대 수당에 더해, 2년간 최대 월 50만원을 조기 이전 수당으로 지급하는 등 지원 방안도 대폭 강화한다.

1차 이전 지역 인구 ‘순유출’…정부 이번에는 몰아서 보낸다

공공기관 2차 이전의 방점이 기존 혁신도시에 대한 ‘직접 배치’에 찍힌 데는 정부가 1차 이전의 효과가 실질적으로 미미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차 공공기관 이전이 단기적으로 혁신도시 인구·고용을 증가시켰지만, 파급효과 범위가 혁신도시 소재 읍면동으로 극히 국한되는 등 기대보다 효과가 제한됐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1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2005년부터 2019년까지 추진돼 150개 기관, 약 5만명의 종사자가 행복도시와 10개 혁신도시로 옮겼다. 이전기관 종사자의 약 70%가 가족과 함께 지방에 정착했고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기업과 고용, 지방세수가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한국동서발전 등 공공기관이 입주해 있는 울산시 중구 혁신도시 전경. [울산 중구청 제공]
한국동서발전 등 공공기관이 입주해 있는 울산시 중구 혁신도시 전경. [울산 중구청 제공]

하지만 수도권 집중 추세를 근본적으로 반전시키기에는 부족했고 기관 분산 배치로 산업 집적 효과가 떨어졌다는 평가도 받았다. 교통·교육·의료 등 정주 기반과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 역시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실제로 1차 공공기관 이전이 분산된 이후 2010년 중반까지 수도권 인구 비중의 증가 추세가 일시적으로 둔화했지만 2017년 이후부터는 수도권에서 혁신도시로의 인구유입이 사실상 소멸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부터는 혁신도시 인구가 오히려 ‘순유출’로 전환됐으며, 같은 권역 내에서 혁신도시로의 인구 유입마저 2025년 이후에는 순유출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 같은 현실을 인지하고 분산이 아닌 ‘집중 배치’를 강조해 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저번(1차 이전)처럼 분산을 시켜놓으니 집중 효과가 떨어졌다. 자체 에너지 발생이 좀 적다”며 “이번에는 몰아서 보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이날 발표한 원칙을 토대로 관계부처와 공공기관, 노동조합 및 지방정부의 의견을 수렴한 뒤 올해 4분기 중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을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이날 발표에는 구체적인 이전 대상 기관과 이전 지역, 전체 이전 규모는 포함되지 않았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국가균형발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자 절실한 국가 생존전략”이라며 “이번에 제시한 5대 원칙을 토대로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하되 관계기관 등과 충분히 소통하며 합리적인 이전계획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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