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수출 4대 혁신 전략’ 발표
1000만弗 이상 강소기업 2900개 목표
유망기업 지원 ‘글로벌 스케일업 500’ 신설
인도·싱가포르 등 신흥시장 거점 확대
[헤럴드경제=부애리 기자] 정부가 중소기업 수출액을 지난해 1200억달러에서 2030년 1800억달러까지 끌어올린다. 수출 중소기업도 같은 기간 9만8000개 사에서 11만2000개 사로 늘리고, 연간 수출액 1000만달러 이상 강소기업은 2279개 사에서 2900개 사까지 육성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3일 국무총리 주재 제13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관계 부처와 함께 이 같은 내용의 ‘중소기업 수출 4대 혁신 전략’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은 640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K-뷰티와 온라인 수출 등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면서 우리나라 수출의 역동성과 다양성을 높이고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는 최근 3년간 중소기업 수출의 연평균 성장률(4.6%)을 웃도는 연평균 9.0% 성장을 목표로 설정했다. 기존 국정과제인 중소기업 수출 1500억달러를 2028년 조기 달성하고 2030년에는 1800억달러까지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기업 ▷품목 ▷국가 ▷정책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수출지원 방식을 개편한다. 유망기업의 고속성장과 수출기업 저변 확대, 소비재·산업재 수출 유망품목 발굴, 신흥시장 개척, 기업 관점의 수출지원체계 고도화 등이 핵심이다.
‘글로벌 스케일업 500’…수출기업 저변 넓힌다
우선 수출 유망기업을 집중 육성하는 ‘글로벌 스케일업 500’을 추진한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별 수출 로드맵을 수립하고 이를 토대로 여러 지원사업을 다년간 묶어서 제공한다. 매년 지원사업을 다시 신청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일정한 목표를 달성한 기업은 다음 연도 지원 대상으로 자동 선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심재윤 중기부 글로벌성장정책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신성장 분야 혁신기업과 추천·공모 등을 통해 고성장 기업 800개 사를 후보군으로 구성하고 이 가운데 우선 200개 사를 선정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년도에 설정한 목표를 충족한 기업을 다음 연도 지원 대상으로 다시 선정하는 ‘자동선정’ 방식도 추진한다.
수출지원 범위도 기존 마케팅 중심에서 공급망과 현지 진출까지 넓힌다. 수출바우처에 원부자재 소싱 메뉴를 추가하고 해외 현지법인 설립과 현지 활동 등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전문기관 풀도 확대한다. 부처 간 지원사업 연계도 강화한다.
새롭게 수출에 뛰어드는 기업을 늘리기 위한 ‘수출 ON 2000’도 운영한다. 청년 창업가와 소상공인, 지역기업, 수출 재도전 기업 등 2000개 사를 대상으로 각각의 특성에 맞는 지원을 제공한다.
청년 창업가에게는 해외시장 경험과 수출 준비 등을 지원하고 차별화된 제품과 브랜드를 가진 소상공인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해외 진출을 돕는다. 지역 주력산업 중소기업에는 해외 공동진출 등을 지원하고 수출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기업에는 실패 원인을 진단해 재도전을 지원한다.
정부가 수출기업 저변 확대에 나선 것은 중소기업 수출 규모의 성장세를 더 많은 기업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다. 지난해 9만8000개 사였던 수출 중소기업을 2030년 11만2000개 사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K-뷰티 넘어 패션·푸드로…수출 품목 다변화
품목 다변화에도 나선다. 소비재에서는 K-뷰티의 성공모델을 다른 분야로 확산한다. 정부는 K-뷰티와 푸드, 패션, 생활용품을 4대 유망 소비재 분야로 보고 있다. 패션·푸드·뷰티 디바이스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품목을 차세대 ‘K-브랜드 전략품목’으로 발굴·육성한다.
유통·미디어 기업이 보유한 해외 유통망과 네트워크도 활용한다. 중기부는 무신사와 이마트, 롯데마트 등과 수출전략품목의 공동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있으며 CJ올리브영과도 해외 진출 관련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편의점의 해외 네트워크 등으로 협업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심 정책관은 “4대 유망 소비재 분야로 K-뷰티, 푸드, 패션, 생활용품을 보고 있다”며 “현재 뷰티가 압도적으로 높은 숫자를 보이고 있지만 다른 분야에서도 유의미한 숫자가 나올 수 있도록 집중해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물류와 지식재산권(IP), 인증 등 소비재 기업이 수출 과정에서 겪는 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부처 간 협업도 강화한다. 제조·금융·브랜딩 등 소비재 성장에 필요한 연관 산업 지원도 확대한다.
산업재·테크 분야에서는 해외 산업정책과 공급망·기술 변화 등을 고려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K-Tech 전략품목’을 별도로 발굴한다. 국내외 대기업과 협업해 현지 실증(PoC)과 기술·제품 고도화를 지원하고 해외 전시회 참가부터 수출계약 이행에 필요한 자금·컨설팅까지 연계한다.
인도·싱가포르 거점 확대…AI로 바이어도 찾는다
신흥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낸다. 정상외교 등을 통해 마련된 국가 간 협력 채널을 중소기업의 실제 수출 기회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인도에는 해외진출 종합거점을 구축해 거점·전시·창고 공간을 제공하고 현지 기관과 벤처캐피털(VC), 대학 등을 연계해 제조·실증·투자·인력 등을 복합 지원한다. 기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기능과 규모를 확대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K-뷰티의 온·오프라인 진출을 확대하고 현지 규제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한다.
싱가포르에는 스타트업을 위한 창업특화거점을 구축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운영 중인 스타트업 지원거점과 유사한 기능을 싱가포르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글로벌 벤처펀드(K-VCC)도 조성한다. 유럽에는 K-브랜드 상설 팝업스토어를 신설하고 몽골에서는 현지 편의점 네트워크 등 유통 인프라를 활용한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수출지원체계도 구축한다. 중진공의 온라인 수출 플랫폼 ‘고비즈코리아’를 개편해 기업의 수요에 맞는 지원사업과 해외 바이어를 추천하는 기능을 도입한다. 해외 바이어가 원하는 국내 제품과 기업을 찾는 과정에도 AI를 활용할 예정이다.
수출지원사업 통합공고와 신청서류 간소화도 추진한다. 글로벌 통상환경 급변에 대응하기 위한 ‘상시애로 신고센터’를 구축하고 수입·서비스수출 분석 등 데이터 정책 기반도 강화한다. 중소기업 해외 진출 정책의 법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중소기업 해외진출 촉진법’ 제정도 추진한다.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은 “최근 중소기업 수출이 역대 최고 실적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현재의 성과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수출 저변과 성장 기반을 더욱 탄탄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중소기업 수출이 기존 국정과제 목표였던 1500억달러를 넘어 2030년까지 1800억달러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책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boo@heraldcorp.com

